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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Mar 13. 2024

시간의 변화



3월 7일 목요일.


집이 좋아지는 법을 찾았다. 집을 나서 꽤 고생을 하고 오면 되는 것이다. 


수동적인 사람이 되고 있다. 작년, 휴학 때에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경험을 쌓으며 느낀 것은 '어디서든 잘 살아가겠구나'하는 자신감이었다. 학교를 다니는 지금은 '이렇게 다니다 졸업쯤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도서관에서 만난 1인 창업에 관한 글.

이런 거 어떨까 싶은 서비스를 이미 하고 계신 분의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어떻게든 행동해서 자유로워지고 싶어졌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와 그 선택권을 가진 사람이고 싶어졌다.


그리고 새롭게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구상해 봤다. 본격적인 실행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그 시간을 절대적으로 확보해 보자.


집으로 돌아와서.

지쳤다. 배가 고프지만, 뭔가를 섭취하는 것조차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라고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처지를 불평하지만, 나아가는 자는 자신의 환경을 만들어간다."

_조지 버나드 쇼


지금 감정은,

반배정이 원치 않는 대로 나와서 내일이 두려운 중학생의 마음이다.





3월 8일 금요일.

무념무상의 아침 길. 바람에 날려 머리칼들은 멋대로 춤을 춘다. 처음 배워보는 3D 프로그램. 아가들이 처음 클레이를 만지고 노는 듯한 신기함과 재미남. 꽤 재밌는 걸...? 오티라 일찍 끝날 줄 알았으나 첫날부터 수업을 나가신다.




오전 강의만 있던 날.

새로 오픈한 카페에서 구움 과자와 커피를 사서 집으로. 예쁘게 매트를 깔고, 세팅한 후 플레이리스트를 튼다. 방은 카페가 되었다.

행복하다.

이번주 학교 가는 일정이 모두 끝났다는 것이 안심으로 다가와 마음이 편안해진다.

호흡기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숨을 세세하게 느낄 수 있다. 순간이 영원해진다.




학교를 다니는 선택안과 그렇지 않은 선택 안.

둘을 비교하여 얻게 되는 것과 잃게 되는 것을 비교했다. 마음은 여전히 후자. 걸리는 단 하나의 조건 때문에 머뭇거리게 된다.

'졸업장'.

왜인지 모르게 없어도 잘 살아갈 것만 같다.





3월 11일 월요일.


콘크리트로 여는 아침.

새소리, 풀 내음. 그런 거 없고, 점차 마음도 생각도 회색 빛이 되어간다. '가기 싫다' 여유로이 준비하던 아침과 걷던 길은 졸음과 피곤과 다운된 기분으로 점 칠 되었다. 이게 맞는 것일까? 살아가던 하루는 살아내는 하루로 바뀌었다.




3월 12일 화요일.

우연찮게 스맨파에 출연했던 바타님이 춤을 추게 된 이야기를 읽었다. 그분도 자퇴를 했다는 사실이 마음의 가능성처럼 느껴진다. '대학보다 책에서 배운 것이 더 많다. 필요하면 나중에 대학을 가자'라는 그분의 말과 내 생각이 유사해서, 하지만 그 고민의 결과인 행동의 선택은 달라 혼돈스럽다.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의 저자 최종규 님의 글도 접하게 됐다. 저 위 두 캡쳐본은 마음에 드는 글을 가져온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학교를 나가 당장의 불안정함을 떠안고 뭐든 도전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학교라는 것이 그 싹을 자른다.


다른 분들의 생각도 듣고 싶다. 주변인들과 대화를 해봐야겠다.




팀플.

처음 만들어진 팀과 사람들.

처음 대학에 온 이유는 인맥과 기회를 얻으러 온 것이다. 애초에 대학에 대한 로망은 없었고, 대학은 취업을 위한 양성소뿐이라는 생각으로 왔다. 그래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왔지만, 1년 동안 다니며 얻은 것은 없었다. 인맥, 기회 모두 오히려 학교 밖에 있을 때 내 실력을 쌓고 사람도 얻었다.




정착하지 못하는 마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서두르게 한다. 과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요즘, 그것들을 할 때만큼은 매우 몰입해서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살고 싶던 삶의 방식도 머릿속에서 점차 멀어진다. 시간은 함께하는 친구가 아닌 한정되고 부족한 자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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