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의 비비드라라러브를 들었다. 요란하고 현혹되는 노래들 사이 숨겨진 문 열고 본 하얀 방 같던 노래.
'왜 다들 사랑이야기지?' 어제는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결국, 그래서, 그렇기에 사랑인 걸 느낀다. 잃지 말아야 하는 건 순수한 마음, 희망, 긍정 말고 사랑도 있었다.
"상한 포도알이 다시 신선해지나"
골똘해지는 문장 앞, 상한 포도알은 나를 얘기하는 것 같아.
그래서 멈췄다. 습관적으로 넘기던 알고리즘에서 손을.
'신선해질 수 없지.'
'그렇지...'
'그런데, 포도잖아.'
이제는 성숙의 시작이라는 걸 듣고 또 들은 멜로디 끝에 깨달았다. 새로움이 재미와 성장만 주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기에는 나를 끌어내리는 내외적인 것들도 있다는 걸. 그래서 움츠러든 몸은 새로움을 호기심이 아닌 두려움으로 여기어 버렸었다.
어제를 그리워하고, 오늘과 오늘만 맴도는 거, 이제 그만해야지.
엎어지고 까진 알은 성숙의 길로 가버렸으니까.
맞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