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길로 향하는 연쇄작용
곧 한국 집으로 돌아가는 마당에 쓸데없이 호주물가와 한국물가를 비교해 봤다.
영수증을 보면, GST가 0이다.
GST는 Goods and Services Tax 로서 한국의 부가가치세(부가세- VAT: Value-Added Tax)에 해당하며, 주요 필수 식품에는 이 세금이 붙지 않는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도 필수 식품에는 부가세가 붙지 않았던 것 같고, 가공품, 외식 등에는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즉 모든 국민들은 먹고사는 만큼 세금을 많이 낸다.
영수증의 식품들은 모두 비가공, 필수 식품이고, 오늘자 환율 924원/AUD를 적용한 값들이다.
요거트, 딸기 1kg 4.00 AUD 3,698.0 KRW
우유, 저지방 2lit 6.90 6,379.05
오트 우유 1lit 2.60 2,403.70
사과, 24개 2kg 6.90 6,379.05
당근, 13개 1kg 1.70 1,571.65
바나나, 1.131 kg 5.09 4,705.71
백도, 2개 0.306kg 1.81 1,673.35
‘쿠팡’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조건에서 가격을 찾아 오늘 장 본 식품들과 기준을 맞췄다.
비교하기 좋게 첫 번째 Column이 조건을 맞춘 것이고, 쿠팡가는 우측의 조건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비교치 쿠팡가 조건
5,894.74 KRW 13,440.00 KRW 380g*6개
5,208.70 KRW 5,990.00 KRW 2.3 lit @30% 할인
9,750.00 KRW 19,500.00 KRW 1 lit@50% 할인
9,781.33 KRW 26,200.00 KRW 4.5kg@ 16% 할인
4,216.67 KRW 23,000.00 KRW 3kg @45% 할인
15,600.00 KRW 39,000.00 KRW 1.3kg@48% 할인
4,042.50 KRW 29,400.00 KRW 400g*6 @67%
백도 가격을 제외하면 단순 비교만으로도 한국에서의 필수 식품 가격이 더 비싸다.
심지어 쿠팡의 무차별적인 할인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데 호주의 평균 소득은 한국의 평균 소득에 비해 대략 2.2 배로 크다. (호주는 10만 AUD 정도, 한국은 4만 AUD정도다.)
소득에 따른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다시 비교하면 모두 호주에서 훨씬 더 저렴하다.
단순히 평균소득을 실질 구매력으로 보고 평가하면, 호주에서의 가격에 비해 한국에서의 식료품 가격은 작게는 1.6배, 크게는 거의 10배가 된다.
‘와우’
엄청난 차이다.
1년 치 의료보험을 기준으로 보면, 호주에서 부부합산 1년 350만 원 정도, 한국이라면 온 가족 다 합해서 400만 원 정도, 이 역시 구매력을 기준하면 엇비슷할 수 있을 듯 보인다.
1년 동안의 병원진료(치과, 내과, 외과, 피부, 정형외과, 물리치료, 안경 등)를 고려하더라도 딱히 호주에서의 의료의 질과 비용을 고려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수도비는 무료이고, 전기는 국가 지원을 1/3 정도 받아 월평균 4만 원 정도 낸다. 가스는 이용하지 않는다. 이 역시 구매력을 고려하면 한국에 비해 호주에서의 에너지 가격이 더 저렴하다.
외식비로는 서울에서 점심 한 끼가 1만 원이 넘은 것을 고려하면, 실질 소득을 반영하면 호주에서 대략 20불 내외이니 엇비슷하다.
집값은?
호주 수도 한 복판에 1 room 아파트이니 한국의 서울 한복판 혹은 세종시 한복판과 비교하면 될 듯 보인다.
호주의 경우 보통 주당 얼마 이렇게 계약을 한다. 주당 550불에서 600불 정도이고, 연간 2600만 원 정도 들었다. 계약할 때 세입자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없었으나 나갈 때 청소 비용으로 대략 70만 원 정도 드니 실질 비용으로 2700만 원 정도 보면 되겠다.
세종의 30평 아파트의 월세 (보증금 3000만 원/100만 원)을 고려하면, 이자 10%로 쳐도 300만 원에 월세 1200만 원(100만 원 * 12 )을 더하면 1500만 원.
구매력을 고려하면 얼추 비슷하다.
정리해 보면 (구매력 고려), 집값은 최근의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비슷하거나 호주가 더 저렴, 식비는 비슷, 의료는 쾌적함을 고려하면 호주가, 수도, 전기 등 사회 기반은 호주가, 식품 역시 호주가 월등하다.
최근 세계 대학 평가로 지인들 사이에서 말들이 있다.
호주 대학들은 30위권에 다수의 대학들이 자리했다. 멜버른, 시드니, 호주국립대, 모나쉬, …
한국 대학들은 100위권에 단 두 개의 대학이 들어있다. 서울대는 80위 언저리, 카이스트는 100위 언저리. 심지어 카이스트는 평가과정에서 부정적 금품 제공 우려가 있는 행위로 인해 벌칙으로 내년도 순위에서는 아예 빠져야만 한다.
영국에 위치한 평가기관이라 자기들 위주로 평가한다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에는 언어가 다른 스위스, 독일, 유럽 일부 대학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시아 권역의 중국과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의 대학들이 한국보다 훨씬 앞서있음을 보면
폄하만 할 일은 아닌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의 삶에서는 비교하지 않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하는데
직업 특성상 비교를 통해 더 좋은 것이 무조건 이기고, 무조건 지기 마련이라
어떻게 하면 이길까를 생각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것이 내 인생과 무슨 상관이랴.
책으로만 세상을 배운 내게 삶의 즐거움은 오직 싸워 이기는 것 외에 무엇이 남을까?
요즘 아주 뜨거운 ‘폭삭 삭았수다’이던가 드라마의 ‘학~씨’와 많이 닮았음을 쓴웃음을 지며 본다.
일상 식료품 영수증을 보다가도 여기까지 오고야 만다.
‘멈춰, 제발 여기서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