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초를 봉헌하며

성모승천대축일을 기다리며

by 울새


매 달 한 달에 한 번씩 본당에서 개인적으로 컵초를 봉헌하고 있다. 성당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보통 하나에 천원 정도를 넣고 컵초 하나를 골라 봉헌대에 올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그 앞에서 기도를 한다. 어쩌다보니 한 달에 한 번 컵초를 하나씩 봉헌하고 있고 이제는 일종의 개인 월례행사처럼 되었다.


컵초를 봉헌한 뒤 올리는 기도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씩 내용은 달랐지만 거의 대체로 앞으로 나아갈 길과 다가올 미래를 밝히 비춰주시고 인도해주시라는 내용이다. 사람은 단 1분 1초도 자신의 앞날을 알 수 없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기에, 그리고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사람이기에 이런 늘상 이런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이롱' 예비신자에서 이젠 예비신자 꼬리표를 끊어야겠다 싶어 본격적으로 예비신자교리를 출석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4달 남짓이 지났다.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카톡 프로필에 세례성사일자로 맞추어 설정한 디데이가 60일 정도 남았다. 180일 정도일 때에는 언제 이 기간이 끝날지, 100일로 줄어드는 날이 오기는 하려나 싶었던 것이 이제는 100일을 지나 50일을 향해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부활대축일이 지나고 이제는 성모승천대축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만큼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직 보강 문제가 조금 남아있지만 어찌어찌 추석이 되기 전에는 해결할 수 있을듯 싶다.


이제는 슬슬 교리반 담당 수녀님과 봉사자 분 그리고 대모를 해주기로 한 친구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야겠다 싶어 이래저래 준비하고 있다. 셋 다 준비하면서 현생을 살고 매주 성당까지 가다보면 10월이 되는 것도 순식간이지 않을까 싶다.




그간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앞날을 밝혀주시고 인도해주십사 하고 기도했다면 이번에는 저 자신이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했다. 슬슬 세례성사 날짜가 성큼 다가와서 그런가.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는걸 어떻게 하란 말인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좋은 가톨릭 신자가 될 수 있을지. 더 나아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아. 그리고 그와 함께 모든 혐오를 이길 수 있게 해달라고도 기도했다. 혐오에 지고 싶지 않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납작한 혐오주의자들의 납작한 혐오 표현에 맥없이 무너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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