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헨젤과 그레텔> 2007년
<헨젤과 그레텔>(1987), <헨젤과 그레텔>(2002), <헨젤과 그레텔>(2015), <헨젤과 그레텔2>(2015), <헨젤과 그레텔>(2014), <그레텔과 헨젤>(2020), <헨젤과 그레텔: 마녀사냥꾼>(2013)
훔페르딩크의 3막짜리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 오페라 전통에서 바그너의 〈파르지팔〉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사이에 작곡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늘날까지 이 작품은 중요한 오페라로 평가받으면서 각종 무대에서 자주 공연되고 있다. 원래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의 리브레토를 쓴 아델하이드 베테(Adelheid Wette)는 훔페르딩크의 여동생이다. 그녀는 그림 형제의 <어린이들과 가정의 동화>(Kinder- und Hausmärchen, 1812~1814)를 원작으로 하여 오페라의 대본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원작의 등장인물 성격을 변형하였는데, 원작의 이기적인 새엄마와 나약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는 좋은 성격을 지녔지만, 항상 술을 끼고 사는 아버지로, 어머니는 아이들을 고압적으로 대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한 가난한 나무꾼이 아내와 두 아이와 함게 커다란 숲의 어귀에서 살았습니다. 사내아이는 헬젤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아이는 그레텔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나무꾼은 먹을 것이 거의 없었고, 나라에 큰 흉년이 들자 이제 하루 먹을 빵조차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밤이면 나무꾼은 잠자리에서 이런저런 생각과 걱정을 하느라 몸을 뒤척이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가 한숨을 쉬며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어쩌면 좋겠소? 우리 둘이 먹을 것도 없는데, 저 불쌍한 애들을 어떻게 먹여 살리지?”
그러자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여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내일 아침 일찍 아이들을 가장 울창한 숲 속으로 데리고 가요. 거기서 아이들을 위해 불을 피우고 빵을 한 조각씩 더 준 다음, 우리는 일하러 가고 아이들만 거기 남겨 두는 거예요.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할 테고, 우리는 아이들한테서 벗어날 수 있어요.”
“안 되오, 여보. 그럴 수는 없어. 내 아이들을 어떻게 숲 속에 버릴 수 있겠소? 금방 사나운 짐승들이 와서 아이들을 찢어버릴 거요.”
그러자 다시 아내가 말했습니다.
“오, 바보 같은 소리 마요. 우리 네 식구가 다 굶어 죽게 생겼어요. 그렇다면 당신은 우리 관을 짤 판자나 대패질하면 되겠군요.”
아내는 남편이 동의할 때까지 그를 들볶았습니다.
“그래도 난 우리 아이들이 불쌍해.” (P80-81)
“조용히 해, 그레텔. 너무 슬퍼하지 마, 무슨 수가 있을 거야.”
부모가 잠들자 헨젤은 자리에서 일어나 윗옷을 입은 뒤에 살그머니 문을 열고 몰래 빠져나갔습니다. 밖에는 달이 휘영청 밝게 빛났습니다. 집 앞에 깔린 자갈들이 마치 은화처럼 빛났습니다. 헨젤은 몸을 구부려 윗옷 주머니에 되도록 많은 자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 안으로 돌아와 그레텔에게 말했습니다.
“걱정하지 마, 그레텔. 편히 잠이나 자. 하느님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실 거야.” (P81)
이튿날 새벽, 해도 뜨기 전에 계모가 와서 두 아이를 깨웠습니다.
“일어나, 이 게으름뱅이들아. 숲으로 나무하러 가야 해.”
그녀는 두 아이에게 빵을 한 조각씩 주면서 말했습니다.
“너희 점심이다. 이것밖에 없으니 그 전에 먹어치우면 안 돼.”
헨젤의 주머니에는 자갈이 가득 들어 있었으므로, 그레텔이 앞치마 자락으로 빵을 감쌌습니다. 그러고 나서 네 식구는 함께 숲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헨젤은 얼마쯤 걸어가다 걸음을 멈추고 집 쪽을 돌아보고 가다가 또 돌아보았습니다. 자꾸만 그러자 아버지가 한마디 했습니다.
“헨젤, 무얼 그렇게 쳐다보며 자꾸 뒤로 처지는 거냐. 앞을 보고 조심해서 걸어야지.”
(P82)
오누이는 너무 오랫동안 앉아 있다 보니 피곤해져 스르르 눈을 감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칠흑 같은 밤이었습니다. 그레텔은 울면서 말했습니다.
“이 숲에서 어떻게 빠져나가지?”
헨젤이 동생을 달래며 말했습니다.
“달이 뜰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봐. 그러면 곧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둥근 달이 떠오르자 헨젤은 누이의 손을 잡고 자갈을 따라 걸었습니다. 자갈은 마치 새로 만든 은화처럼 반짝이며 그들에게 길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밤새 걸어 동틀 무렵 다시 아버지의 집에 도달했습니다. 아이들이 문을 두드렸습니다. 계모가 문을 열고 헨젤과 그레텔을 보더니 대뜸 소리쳤습니다.
“이 못된 녀석들, 숲 속에서 무슨 잠을 그렇게 오래 잔 거냐? 우리는 너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아이들을 숲 속에 남겨두고 온 것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에 그들을 보자 기뻐했습니다. (P83)
그들은 새 뒤를 쫓아가다 조그만 집에 이르렀고, 새는 지붕 위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집은 빵으로 만들어졌고, 지붕은 케이크로, 창문은 투명한 사탕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헨젤이 말했습니다.
“우리 가서 실컷 먹자. 난 지붕을 조금 먹을 테니, 그레텔, 너는 창문을 먹어봐. 달콤한 맛이 날 거야.”
헨젤은 손을 높이 뻗어 지붕을 조금 뜯어 맛을 보았습니다. 그러자 방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사각사각, 사각사각, 아삭아삭,
누가 내 집을 갉아 먹고 있지?
아이들이 대답했습니다.
하늘의 아이인,
바람, 바람이에요.
아이들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먹었습니다. 헨젤은 지붕이 맛있어서 커다란 조각을 떼어냈고, 그레텔은 둥근 창유리를 통째로 떼어내서 바닥에 주저앉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지팡이를 짚은 아주 늙은 할머니가 기어 나왔습니다. 헨젤과 그레텔은 소스라치게 놀라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머리를 흔들며 말했습니다.
“어쩜, 참 귀여운 애들이구나. 얘들아, 어떻게 여기에 왔니? 안으로 들어가 나하고 같이 지내자. 너희에게 해를 끼치진 않을 거야.” (P86-87)
할머니는 아주 다정한 척만 할 뿐이었습니다. 사실 그녀는 아이들을 노리는 사악한 마녀였습니다. 마녀는 아이들을 꾀려고 빵으로 집을 지어놓은 것이었습니다. 일단 아이가 걸려들면 아이를 죽인 뒤 요리를 해서 먹었는데, 그날이 마녀의 잔칫날이었습니다. 마녀들은 눈이 빨갛고, 시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짐승처럼 냄새를 아주 잘 맡아서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금방 알아챘습니다. 그래서 헨젤과 그레텔이 근처에 왔을 때 마녀는 음흉하게 웃고 비웃듯 말했습니다.
“이제 너희는 내 밥이야. 다시는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게다.” (P87-88)
마녀가 그레텔에게 소리쳤습니다.
“얘, 그레텔, 얼른 가서 물 좀 길어 오너라. 헨젤이 살이 졌건 말랐건 내일은 그 애를 잡아 요리해 먹어야겠다.”
아, 불쌍한 누이동생은 오빠를 요리하는 데 쓸 물을 길어 와야 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눈물이 그레텔의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소녀는 “자비로우신 하느님, 우리를 도와주세요. 차라리 그 숲속에서 사나운 짐승들에게 먹혔더라면 적어도 함께 죽을 수 있었을텐데요.” 라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그렇게 질질 짜봤자 아무 소용 없어.” (P89)
마녀는 그레텔이 가마 안에 들어가면 가마 문을 닫아버릴 속셈이었습니다. 거기에다 그레텔을 구워 헨젤하고 같이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레텔은 마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서 말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 안에 어떻게 들어가나요?”
마녀가 말했습니다.
“멍청한 계집애 같으니. 문이 얼마나 넓은데 그래? 잘 봐, 나도 들어갈 수 있잖아.”
마녀는 기어가더니 머리를 가마 속에 들이밀었습니다. 그때 그레텔이 마녀를 떠밀어 가마 속으로 깊이 밀쳐 놓고는 쇠문을 닫고 빗장을 걸었습니다.
“으악!”
할머니가 아주 끔찍하게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그레텔은 달아났습니다. 그리하여 그 사악한 마녀는 가마 속에서 비참하게 타 죽었습니다.
그레텔은 번개처럼 헨젤에게 달려가 우리의 문을 열고 소리쳤습니다.
“오빠, 우린 살았어. 늙은 마녀가 죽었어.”
문이 열리자 헨젤은 마치 새장에 갇혔던 새처럼 우리에서 뛰쳐나왔습니다. (P90)
헨젤이 말했습니다. 그들이 몇 시간 걸어가자 커다란 강이 나왔습니다.
헨젤이 말했습니다.
“건나갈 수 없겠어. 징검다리도 나무다리도 보이지 않아.”
그레텔이 말했습니다.
“나룻배도 없어. 그래도 저기 하얀 오리가 헤엄치고 있네. 내가 오리에게 부탁하면 우리를 건네줄 거야.”
그래서 그레텔이 오리에게 소리쳤습니다.
오리야, 오리야, 이리 와보렴,
그레텔과 헨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징검다리도 나무다리도 보이지 않는구나.
우리를 네 하얀 등에 태워 건네주렴.
오리가 그들에게 다가왔습니다. 헨젤이 오리 등에 올라타고는 누이에게 자기 뒤에 앉으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레텔이 대답했습니다.
“아냐, 작은 오리한테 우리 둘은 너무 무거워. 한 번에 한 사람씩 건너야 해.”
착하고 작은 동물은 그들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들은 무사히 강을 건넜고, 잠깐 걸어가자 숲이 나타났습니다. 숲은 점점 그들에게 익숙해지더니, 마침내 저 멀리 아버지의 집이 보였습니다. (P9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