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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작가 Apr 07. 2021

임신을 고민 중이라면

내 마음이 열렸을 때

임신을 준비하던 친구가 '내가 겪어보니 몇 달이 걸릴지 모를 일이라 어차피 아기를 가질 생각이라면 그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해도 될 것 같아.'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결혼한 지 약 1년쯤 되었을 아직은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었던 때라 '에이 설마' 하며 지나쳤던 말이다. 정말이지 남들은 몰라도 우리는 바로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분명했다. 몇 달 걸릴 일을 두고 미리 시작했다가 덜컥 바로 아기가 생겨버리면 난감하니까.


둘만의 신혼생활을 즐기다 서서히 아기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제야 임신을 시도했다.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6개월이 걸렸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물론 계획과 그에 맞는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소식 없이 흐르는 시간이 아깝고 조바심이 나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 돌이킬  없는 아주 무겁고 장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90% 확신이 생겼을  시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100%라고 적었다가 90% 수정했는데  이유는 90% 확신이 생겼지만 10% 걱정이 남는다면  정도는 90% 확신으로 이겨낼  있는  같다. 예를 들어 부모로서 준비가  건지,  이상 아기 없는 자유로운 데이트를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던지, 경제적인 걱정들 말이다.


사실 임신을 시도한 초반에 내가 그랬다. 테스트기를 가지고 결과를 기다리는 짧은 몇 분동안 수많은 생각을 했다. '진짜 두 줄이 나오면 어쩌지?', '평생 내 옆에 아이가 붙어있는 거네?', '이제 어딜 가나 아이 위주로 놀러 다녀야겠네' 하는 생각이 스쳤고, 테스트기의 한 줄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과 다행이라는 마음이 한꺼번에 느껴진다는 게 참 이상한 이기심이라고 느꼈다. 한 편으론 '그래. 내가 아직 엄마가 될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아기가 기다려주나 보다.' 하고 받아들였다. 각오하고 시작한 일임에도 이렇게 양면성이 느껴지는데 언제 아기를 가져야 할까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오죽할까.


결혼해서 임신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때가 되면 아기 생각이 드는 시기가 온다며 기다려보라고 이야기한다. 섣불리 혹은 주위나 시기적인 압박에 못 이겨 결정할 일은 아니니 마음 편하게 지내다 보면 아기가 눈에 들어오는 때가 올 거라고. 계획과 동시에 아기가 찾아와 줄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지는 모를 일이라고도 함께 이야기해준다. 다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미리 시작한다고 해서 나쁠 것 전혀 없는 건강검진과 필요한 영양제 섭취 그리고 적절한 체력관리이니 상황에 맞게 준비할 수 있기를 추천해준다.


임신을 하기 전, 도대체 언제 아기를 가져야 하는 건지 아기를 갖고 싶다는 특별한 마음가짐이 짠 하고 생기는 건지 내가 엄마가 될 준비가 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수많은 고민을 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찾고자 했으나 속 시원히 알려주는 방편이 없었다. 고민하고 결정하고 뱃속에서 아기와 함께 보내는 이 시간을 직접 겪으면서 느낀 점은 계속해서 고민이 되고 망설여진다는 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 곧 어떤 걱정과 고민도 덮어버릴 만큼의 아기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날이 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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