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6살인데 아직 유치원을 안 다닌다고요?

나는 홈스쿨링 하는 엄마다

by 지에스더
“아이가 6살인데 유치원을 안 다닌다고요?
이 주변에 사는 아이 중에 유치원 안 다니는 애는 얘가 처음이에요.”



2019년 5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같이 열이 났다. 나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소아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이 첫째 아이의 상태를 보더니, 유치원을 보내지 말라고 말했다.

“아이가 유치원 안 다니고 있으니 괜찮아요.”

내 말을 듣자마자 의사 선생님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나와 내 아이를 유심히 봤다. 놀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6살인데 애가 유치원을 왜 안 다니냐며. 이 나이면 유치원에 가야지. 이 주변에서 처음 본다며.. 아주 짧은 진료 시간이었지만 의사 선생님은 참 많은 말을 했다.

“네, 알겠어요.”

나는 짧게 대답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나는 자라면서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살았다. 어떤 선택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려고 했다. 덜 불안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나와 같이 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괜찮은 거라고 느꼈으니까.

그랬던 내가 첫째 아이를 5살부터 집에 데리고 있다. 내 주변을 둘러봐도 6살인데 집에서 놀고 있는 아이는 우리 아들뿐이다. 첫째 아이의 어린이집 거부로 나는 많은 사람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어느새 다른 사람의 반응보다 내 아이의 선택과 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꿋꿋하게 나가는 용감한 엄마가 되었다.



“너도 그랬어. 유치원 안 가겠다고 주저앉아 울고불고. 며칠 못 다니고 그만뒀지.”

친정엄마가 말했다. 내가 유치원에 며칠 다니더니 재미없다고 안 가겠다고 많이 울었단다. 친정엄마는 굳이 가기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집에서 자유롭게 놀게 했다. 우리 엄마처럼 지금 나도 똑같이 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첫째 아이. 엄마와 집에서 놀고 싶다는 아이에게. 유치원은 그래도 가야 하는 곳이라고 설득하지 않았다.



어릴 때는 실컷 노는 게 남는 거다. 아이는 자유롭게 원 없이 놀면서 클 때 건강하게 자란다. 막상 놀게만 하자니 불안하다. 이러다가 우리 아이만 뒤처지면 어떡하지? 마냥 놀기만 해도 괜찮은가? 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오면 아이를 앉혀서 뭐라도 시켜야 할 것 같다. 그럴수록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만의 육아 철학과 내려놓는 마음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생활에 필요한 기술은 집에서 가르치면 된다. 내 육아 목표는 아이를 ‘행복한 생활인’으로 기르는 것이다.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가르친다. 책을 읽어준다. 영어를 자연스럽게 들려준다. 다른 사람 손에 아이의 모든 교육을 맡기지 않는다. 아이가 어릴수록 재미있어야 몸을 움직인다. 이런 까닭으로 아이가 배워야 할 것은 놀이처럼 바꿔서 아이가 반복해서 연습하도록 한다. 아이가 하나씩 몸으로 익히도록 돕는다.



인생은 알 수 없는 여행이다. 우리는 여행하는 동안 수없이 낯선 곳을 간다. 여러 사람을 만난다. 여행을 하기 전에 어디에 갈지, 무엇을 먹을지 책과 인터넷을 찾아보며 많은 계획을 세운다. 막상 여행을 떠나보면 계획대로 잘 되는가? 아니다.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갈 때가 대부분이다. 이것이 여행에서 느끼는 진정한 맛이다.

육아도 아이와 함께하는 긴 여행이다. 아이가 자라서 건강하게 독립하는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일을 겪을지, 누구를 만날지.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늘 새롭다. 육아야말로 내 계획대로 안 되는 일 투성이다. 그때마다 당황하고 좌절하고 놀란다. 뒤돌아 보면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육아로 아이와 엄마가 함께 큰다. 같이 여행하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쌓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톨스토이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중에서 나오는 글이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두 아이와 함께 뒹굴거리며 논다. 집안일을 같이 하면서 놀고 책을 읽어주면서 논다. 지금 이 순간, 같이 웃으며 시간을 보낸다. 두 아이의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앞날 걱정하고 불안할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우리는 오늘도 놀고 또 논다.



엄마, 나 따라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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