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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리피언 Sep 06. 2022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충격적 진실

나만 이제 알았나 머리 속과 머릿속

머리속이더라, 머릿속이더라.


잊혀져가는 맞춤법들에 대한 서글픔을 담은 브런치를 쓰다가 '내 머리 속 지우개가'라는 구절을 쓰고 싶다. 그런데 왠지 찜찜하다. 전에 다른 문장 쓰느라 찾아봤 때 '머릿속'이라고 썼던 것 같은데.


아니 뭐 이런 걸 헷갈려.이건 명백한 판별기가 있잖아.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하지만 찜찜한 건 찾아봐야지. 그렇게 나는 충격적인 사실에 직면했다.

헐, 머리속이 비표준어라니.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어떻게 할 거냐고!


이럴 때 찾아가는 국립국어원의 질문 답변. 역시 궁금한 분이 계시다.

그럼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완전히 틀린 표현일까? 검색을 더 해보니 머리를 수식어로 썼다고 주장하면 가능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있다. 머리를 수식한 단어라고 보면 두 단어로 띄어써야 하는데 두 단어가 사전에 등재되진 않아 저런거라고. 어 '속'의 용례에 수박 속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아주 불가능해보이지는 않기도 해 더 헷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규범에 맞는, 등록된 표제어는 '머릿속'이라는 것. 저 질문에도 '머리 속'에 대한 부분이 포함됐지만 답변한 분은 뜻으로 봤을 때 머릿속이 맞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부분의 문장에서는 머릿속이라고 쓰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저 답변에 따르면 영화 속 지우개도 생각이나 지식이 저장된 것들을 지우는 것이니 머릿속이 맞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사족. 하지만 우리 청춘의 영화 '내 머리 속 지우개'는 건들지 말도록 하자. 머릿속보다는 '머리 속'이 왠지 영화에 감성에 더 어울리는 것 같으니까. 고유명사로서의 인정이든 시적 허용이든 '내 머리 속'에 든 게 지우개인 걸로 우리 추억의 감성을 내버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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