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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리피언 Oct 25. 2022

맛있는 내 친구?

임연수와 이면수

집에서 생선을 구우면 냄새가 베어 잘 안 먹는데, 잠깐 들른 친정에서 엄마가 생선을 넉넉히 구웠다며, 아이들 반찬하라고 싸주셨다.

사진을 또 안 찍었네. 오늘도 픽사베이

집에 와서 열어보니 임연수어.

"어릴 적에 맨날 이면수인지 임연수인지 헷갈렸는데. 싸다고 부모님이 자주 사오셨는데 나는 껍질을 좋아했어"라니 남편은 자기 추억을 꺼내놓는다.


"나 어릴 적 살던 집 이웃에 임연수가 있었어."

"응?"

"이름이 임연수인 애가 살았다니까. 그런데 그때 우리 동네에 생선장수 아저씨가 매일 돌아다니면서 '임연수, 임연수 팔아요~'하고 돌아다니셨거든. 나는 들을 때마다 '응?연수를 왜?'이러면서 혼란스러웠다니까"


아이고, 임연수어는 참 사람 이름 같다 생각은 했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계셨네. 옆집 친구를 판다는 아저씨 때문에 공포에 질렸을 어린 남편을 상상하니 너무 웃긴다.


임연수어라는 이름은 실제 사람 이름에서 왔다는 설이 유력한 모양이다. 고문헌에임연수라는 사람이 잘 잡아서 임연수어라고 했다는데, 한동안 이면수로도 많이 쓰인 것 같지만, 표준어로 등록된 것은 임연수, 임연수어란다. 한국민속대백과 사전에는 옛날 한 천석꾼이 임연수어 껍질을 좋아해서 이걸 먹느라 가산을 탕진했다는 내용이 있다. 임연수어 껍질 좋아하는 게 내 입맛만은 아니었구나.


그나저나 어릴 적에 참 이름 가지고 많이도 놀렸었는데. 80년대 면목동 사셨던 임연수 씨. 놀림 안 받고, 잘 지내고 계실랑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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