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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첫날

by 단아한 숲길

삶의 첫날


"간호사, 가위 가져와요!

산모랑 태아 둘 다 위험하니

산모라도 살립시다."


절단 가위 소독하러 간 사이

기적처럼

내가 태어났다


발부터 나오느라

사투를 벌이다가

마지막 힘을 다했으리라


허나...

울지도 않고

숨은 쉬는 듯 마는 듯


데려가봐야 가망 없다는

의사 말을 뒤로하고

어머니는

나를 온몸으로 품으셨다

죽으면 뒷산에라도 묻어주려고

옆에 뉘운 채

눈물바다 이루셨다


또 한 번의 기적!

자정 무렵 숨이 트이더니

한참을 울었다 한다


이것이 내 삶의 첫날!

그러니 내 삶은

모두 덤이다

갈림길에서

흙으로 가지 않고

겨우 건져낸 생명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적


그러므로

살아서 누리는 모든 것

감사 감격이다

매 순간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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