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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 Feb 27. 2024

리쓴! 나의 일상 리듬

1주 차 ─ ⑦ 리듬 타며 글쓰기

여러분은 듣기만 해도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음악이 있나요? 저는 신나는 외국 팝송이나 케이팝 아이돌 음악을 들으면 고개가 자연스레 끄떡입니다. 어느새 발로는 박자를 타고 있고요. 한 번은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e Jean)을 들은 날이었는데요, 첫 리듬이 흘러나오자마자 그때는 정말 벌떡 일어서서 문워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 낸 가수이자 퍼포머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춤을 출 때 생각하는 것은 가장 큰 실수다. 춤은 느끼는 것이다." 그의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정말 춤을 느낄 수 있는 듯합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KingXOfXPop', <Michael Jackson - Billie Jean>




   리듬 위에서 몸의 움직임은 쉽게 포개어집니다. 춤을 추기 전에는 먼저 리듬을 느껴야 합니다. 그리고 리듬은 배경 음악에 존재합니다. 마치 제가 지하철에서 고개를 끄덕이고 발을 구르기 전에, 이어폰을 타고 흘러든 빌리 진이 있었듯이요. 거창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배경 음악 아래에서 움직입니다. 침묵 속에 울리는 심장 박동도 몸의 언어로는 하나의 배경 음악입니다.

   리듬을 타기 위해서는 먼저 배경 음악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리듬을 타려는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삶과 동시에 심장박동이 존재하듯이 말입니다. 이어폰으로 흘러든 음악이든 쿵쿵 뛰는 심장 박동이든 인식하는 순간 그것은 음악입니다. 배경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인식하고 있을 때는 움직임이 훨씬 더 쉬워집니다. 앞서 마이클 잭슨이 말했듯이 춤은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춤은 리듬을 느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움직임입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를 건네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평소 어떤 리듬으로 살고 있나요? 오늘 하루, 여러분의 일상 리듬은 어땠나요? 여러분은 언제 일어나고, 언제 식사를 하고, 언제 잠에 드나요? 나의 하루를 한 번 곰곰이 돌아봅시다. 하물며 불규칙한 리듬도 리듬입니다. 어떤 패턴이라도 괜찮으니 내 일상을 한 번 점검하며 인식해 보세요.


Q. 오늘 하루 나의 일상 리듬은 어땠나요?
    단어 또는 문장으로 자유롭게 묘사해 보세요. (시간, 공간, 활동 등)
A.






리듬 타며 글쓰기


우리는 모두 일상 리듬에 따라 춤추고 있습니다. 그것은 직업 활동, 취미, 혹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 눈을 깜빡이고, 밥을 먹고, 소화를 하는 등 생리 현상조차 하나의 리듬입니다. 

    아무리 촘촘하게 짜인 일상이라도 어딘가에는 얼기설기 엮인 공간이 존재합니다. 그 공간은 휴식하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휴식도 아주 중요한 일상이니까요. 대신 우리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대를 어딘가에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로 제가 아는 한 작가는 지하철 이동 시간에 글을 쓰는 루틴이 있었습니다. 그는 출퇴근 이동시간에 쓴 글을 엮어서 독립출판물을 펴냈습니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도 비슷합니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기억나는 대화 내용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썼습니다. 즉, 글의 원천은 일상 활동 반경이었지요. 책을 수 권 쓸 때까지 회사원이었던 그는 글쓰기를 저항 없이 삶의 틈새에 안착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저항 없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평소 나의 일상 리듬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이지요.


   우리가 글쓰기를 한다고 마음을 먹을 때 대개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몇 시간이고 펜을 들고 있는, 혹은 노트북 앞에서 골몰히 생각에 잠긴 모습입니다. 어쩌면 실상은 조금 다를지도 모릅니다. 앤 라모트의 『쓰기의 감각』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베스트셀러 작가 몇 명과 알고 지내는데, 그중에 글쓰기가 수월하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계가 작동하듯이 글쓰기에 대한 열망과 확신이 발동되는 것도 아니다."


    글쓰기와 작가에 대한 환상을 덜어내고, 나의 일상에서 쉽게 해낼 수 있는 일을 실천에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평소 리듬에 대한 존중입니다. 갑자기 하루아침에 1시간씩 글 쓸 시간을 내는 것보다, 오늘 하루 가능한 딱 10분 만이라도 투자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기존의 일상에 최대한 덜 부담되는 방향으로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 활동 반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조금씩 글쓰기 할 시간과 공간을 내어보세요. 

    그리고 꼭, 매일 스스로 체크하세요. 어릴 적에 포도알 스티커를 모으듯이, 매일매일 소소한 글쓰기 경험을 쌓아보세요. 피치 못해서 하루 거른 날이 있어도 다음날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인내심을 기르고 융통성을 발휘하는 과정입니다.


   저의 경우 세 페이지 글쓰기는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잠에서 깨어난 직후의 뇌는 깔끔하게 청소된 책상과 같습니다. 뇌 대사 노폐물이 가장 적어서 최고의 집중력을 유지합니다. 그간 경험한 일 중에서 쓸만한 것들만 모아서 남겨두고, 필요 없는 것들은 가차 없이 심연으로 사라진 상태입니다. 

    아침에는 세 페이지의 글을 쓰며 차분히 묵은 감정들을 마주합니다. 빠르면 15분, 길면 30분가량을 투자합니다. 마음의 잔해들을 쓸고 닦는 시간입니다. 오늘 할 일을 돌아보며 하루의 기반을 다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감사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아무리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도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업적인 이유에서나 자신만의 루틴에서나 아침 시간 활용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렇다면 오후 시간에 글을 쓰는 것도 괜찮습니다. 

    앞서 8주간 진행된 오프라인 엇쓰기 모임에서 저는 여섯 명의 파트너와 함께 엇쓰기 도구를 활용해 보았습니다. 그중 약 20퍼센트만이 아침에 글을 썼고, 80퍼센트는 오후 시간이나 저녁 시간을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파트너들은 모두 엇쓰기의 효과를 누렸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리듬에 맞는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여 시도해 보세요.






이진의 브런치 매거진 <엇쓰기 모임> 정주행 하기


프롤로그

─ 내 안의 엇, 하는 순간을 찾아 떠나는 글쓰기 모임


1주 차: 오리엔테이션

─ ① 엇쓰기가 뭐예요?

─ ②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③ 지하 암반층에서 엇쓰기

─ ④ 엇쓰기, 어떻게 하는 건데?

─ ⑤ 나만의 넷플릭스에 접속하라

─ ⑥ 엄마 김치의 비밀

─ ⑦ 리쓴! 나의 일상 리듬 (현재 글)

─ ⑧ 엇쓰기의 효능

─ ⑨ 자기 신뢰는 어디서 오는가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진 인스타그램 @leejinand

엇쓰기 모임 인스타그램 @eot_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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