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하기 전에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나,
혹시나 학교에 가서 어려움 있을 것은 없나,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서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연습하고 준비할 부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 합니다.
최근에는 보통의 발달 속도 보다는
아이 한 명 한 명의 발달 속도를 기다려주는 것이
요즘 육아와 교육의 흐름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시기에
무엇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기준이
흐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분위기인 것이죠.
이 흐름이 긍정적이고,
아이 한 명 한 명이 잘 적응해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는 유아 기관과는 다른 기관이며,
유치원생에 가까운 1학년 아이들과
중학생 같은 6학년이 함께 생활하는,
어찌 보면 좀 특이한 기관입니다.
또한 초등학교는 입학하는 아이들이
당연히 할 줄 알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 정도는 집에서 연습하고 오는 것이
필수다, 싶은 4가지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공용 쇠 수저를 사용합니다.
당연히 포크 없습니다.
작은 사이즈의 숟가락과 젓가락이 아니고,
식당에서 흔히 보는
어른들이 사용하는 그 사이즈의 쇠 수저입니다.
그러나 1학년 학생들은
큰 쇠 수저,
특히 쇠 젓가락이 익숙하지 않죠.
많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7살 어린이들은
가정에서 준비해 주신,
일명 '에디슨 젓가락'이라는 것을 많이 사용하죠?
이제 이 에디슨 젓가락에서
졸업할 때가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오면
쇠 수저를 보통 일괄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하기 전 2월에
가정에서 집에서 사용하는 쇠 수저로
밥을 먹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제가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다 보면,
아이들은 대부분 잘 적응하여
쇠 수저로 밥을 먹지만,
종종 숟가락만으로
밥을 먹는 아이를 볼 때가 있습니다.
젓가락질을 아예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1학년 교육과정과 교과서에는
3-4월에 젓가락 사용법을
배우는 수업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도 입학한 다음 날부터
쇠 수저로 급식을 먹기 때문에,
가정에서 잘 안 되어도 몇 번 연습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집에서 연습하실 때 꼭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젓가락질을 완벽하게 하기를
목표로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어설픈 젓가락질이라도
쇠 수저로 밥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입니다.
일단 밥은 먹을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7살 어린이들은
당연히 손의 소근육 발달이 완성되지 않았고,
발달되어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젓가락질을 완벽하게 하기는 아직 어려운 나이입니다.^^
목표는 단 하나!
쇠젓가락으로 어설프게라도
일단 밥은 먹을 수 있게 하자!
종종 혹시나 밥을 못 먹으면 어쩌지ㅠ 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에디슨 젓가락이나
아이가 잘 사용할 수 있을 작은 숟가락과 포크를 챙겨서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아이가 스스로 가방에서
수저 챙겨서 먹을 수 있으니 가능합니다.
저도 문의가 오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반 아이들 중에서 한 두 명 그렇게 챙겨오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에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개인 수저를 챙겨와서 먹는 것이 일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쇠 수저로 먹는 것이
아이가 적응해야 할,
적응하는 것이 마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가정에서 어설픈 젓가락질이나
심지어 젓가락으로 찍어 먹는다고 하여도
결국에는 적응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면
아이는 환경에 적응하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경험이 크는 과정에서 부족하다면
세상이 자신에게 맞추기를 바라기 쉽습니다.
불편하더라도, 연습이 많이 필요하더라도,
쇠젓가락으로 어설프게 먹어보는 경험을
꼭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교 급식은 1-6학년의
모든 아이들을 위한 급식입니다.
이에 식단표도 8살~13살 사이의 아이들을
모두 고려하여 동일하게 짜이게 됩니다.
학교 급식은 저학년을 고려하여
큰 반찬들은 작게 잘라주고,
생선의 가시도 최대한 제거하여 제공됩니다.
(그래도 드물지만 생선 가시가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생선 먹을 때는 천천히 살펴서 먹으라고
꼭 얘기합니다.)
그러나 중-고학년도 고려하기 때문에
대부분 하루에 1개의 반찬,
또는 국에 고춧가루, 고추장이
들어가게 됩니다.
학교 급식이기 때문에 매운 정도는
결코 어른의 입맛에 맞을 만큼
매운 음식으로 제공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병설 제외)에서
순한 음식만 먹어왔던 아이들 입맛에는
다소 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을 수도 있죠.
그럴 수 있죠.
음식은 당연히 취향인데요.
그런데 한국 분들이시면 다 아실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매운 음식을 제하면
음식 가짓수가 상당히 줄어든다는 것을.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식 중에서 먹을 수 있는 반찬이
많이 줄어듭니다.
김치류는 거의 매일 나오고
메인 반찬도 매운 것으로
이틀 걸러 한 번씩은 꼭 나옵니다.
그래서 아직 매운 걸 입에도 잘 못 대는 아이라면,
아이의 영양을 위해서
매운 맛에 조금씩 익숙하게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하게 집에서 매운 음식을
몇 번 접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학교에서 나오는 매운 반찬은
영양교사 및 영양사의 주도 아래
엄격하게 매운 맛이 제한됩니다.
주로 어른 수준에는 좀 심심하게 느껴지는
매콤 제육볶음, 낙지볶음, 해물탕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 비장한 연습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처음에는 잘 못 먹어도
매운 것을 하나씩 먹으면서
적응을 하더라고요.
매운 것을 정말 아예 못 먹는 학생이 아니면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조금 매운 음식을 접해가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번외이지만, 1학년 아이들은
좀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어 하는 것도 있어서
매운 음식 먹는 것을 자랑(?)처럼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집에서 불닭볶음면도 먹어봤어요!
신라면은 그렇게 안 맵잖아요??
이런 매운 맛에 대한
꼬마들의 귀여운 허세(?)를
매년 빠짐없이 듣고 있기 있는데요,
다른 아이들이 친구의 귀여운 허세를 듣고
매운 맛에 대해 도전 정신이
생기는 것 같더라고요.^^
귀엽고 웃깁니다, 정말....ㅎㅎ
이 부분은 필수입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고
비데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화점, 마트, 공원 등에 있는 집이 아닌 곳에서
화장실을 혼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주자주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화장실 칸에 혼자 들어가서
용변을 보고 옷도 추스를 수 있고,
물도 내릴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아이들 중에서 종종 집이 아닌 곳에서
용변을 보면
어색해하고 불편해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동행한 상황에서
스스로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죠.
아이가 괜찮다면
부모가 밖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혼자서 화장실 칸에 들어갔다가
혼자서 물까지 잘 내리고 나왔는지
한 번 살펴주세요.
물 내리는 소리를 무서워해서
물을 잘 안 내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무서워서 후다닥 나오거든요.
학교에서 청소하시는 교직원분께서
저학년 화장실 청소를
유독 힘들어 하십니다ㅠㅠ
또 혹시 가정에서
유아용 변기 커버 뚜껑을
아직 사용하시는 가정이 있다면,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도 3월에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은
화장실 사용법입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이
화장실을 함께 따라가서 엉덩이를 보며
실제로 잘 닦았는지 확인하기는 어렵겠지요.
1학년 시기는 아이가 수치심을 느낄 만큼
자아가 확실히 생기고,
스스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한 시기입니다.
또한 초등학교는 성 관련 사안이
상당히 예민하고
고소와 고발 같은 큰 문제로
번지기도 해서,
초등 교사가 관련된 도움을 주기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입학 하기 전,
우리 아이가 스스로 대변 뒤처리를
꼼꼼하게 잘 하는지
확인하고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학부모님들이
혹시 아이가 대강 닦고 나오거나,
속옷에 묻지는 않을까
걱정하시기도 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학교 생활 시간 속에서
아이가 스스로 뒤처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습은
사실 아이의 자존감과 자립심을 위한 것입니다.
만 7세의 아이들은
연습을 통해 서툴지만
충분히 스스로 뒤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가르쳐도
어리다 보니 꼼꼼하게 닦지 못하고
올 때도 있겠죠.
실수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부모님들께서는
아이의 속옷에 흔적이 묻는 게 꺼려져서
꼼꼼하게 닦아주시려고
항상 부모님께서
도와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고 싶은 건요,
아이들은 기회를 주고,
시행착오를 겪는 만큼
할 수 있는 것들이 늡니다.
실수할 수 있을 때
실수할 수 있게 해주세요.
혹시나 아이가 실수하게 되면
아래처럼 이야기해 주시면 됩니다.
엄마(아빠)가 보니까 팬티에 응가가 좀 묻었더라고~
다음에는 3번만 더 닦으면 훨씬 깨끗하게
잘 닦을 수 있을 것 같아.
이제 혼자서 뒤처리고 하려고 하고
아주 기특하다! 잘했어~~"
고칠 부분을 얘기해 주면서,
아이의 노력을 알아주고
격려해 주시면 정말 멋지겠죠?
만약 이 과정이 생략되어서
시행착오를 통해
뒤처리를 꼼꼼히 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용변을 보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져
용변을 억지로 참을 수도 있고,
스스로 용변을 처리하지 못함에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리 가정에서 부모님과 함께
뒤처리를 꼼꼼히 하는 연습과
부모님의 격려가 있다면,
아이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공용화장실 사용법을
같이 숙지시켜주시면 좋습니다.
특히 물티슈는 화장실에 버리면 안 된다는 점,
물은 끝까지 내려야 한다는 것 같은 거요!^^
결국 아이 인생의 최고의 선생님은
부모입니다.
어떤 교사도 부모를 넘어설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