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 프로덕트 매니저의 성과와 고민

내년엔 무슨 일이 생길까

by 정우

이번엔 2024년도 업무적 성과에 대해서 써보려 한다.

먼저 내 이력을 짧게 쓰자면 나는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년간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현재는 중견기업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창업 경험과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글을 써볼 계획이다.


공부한 것들이 성과가 이어졌다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창업까지 해보면서 자연스럽게 퍼블리싱과 프론트엔드 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쌓였다. 기획 업무를 할 때, 프론트엔드 영역에서 개발 가능 여부를 1차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고, 우회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여러 방안도 마련해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업무를 진행할 때마다 문제 해결 방안을 좀 더 다양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다만 백엔드나 DB 쪽 지식이 부족해, 해당 영역은 주로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왔다. 모르는 상태에서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일단 이해한 척 넘어가고 나중에 만회하려 하면 돌이킬 수는 없어 다른 방식을 또 만드는 후회를 여러 번 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러한 부족함을 느끼고 직접 DB 모델링과 API 설계에 대해 공부했고, 그 결과 이번 연도 프로젝트에서는 내 역량이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DBA와 백엔드 개발자가 논의하는 자리에서도 놓치는 부분이 줄었고, 그들의 관점에서 어떤 포인트가 중요한지 함께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여러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하면서도 큰 문제없이 무사히 론칭까지 이어진 데에는 이 공부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전부터 꼭 만들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가 있었고, 2025년에는 이를 혼자서 추진해보려 한다. 과거에는 개발자들의 도움이 절실했겠지만, 최근에는 ChatGPT나 CursorAI와 같은 도구들의 도움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IT 프로덕트의 A부터 Z까지를 온전히 경험하며, 내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보고 싶다.


정성적 성과와 정량적 성과

이번 해의 정성적 KPI는 ‘서비스 출시’였고, 정량적 KPI는 ‘출시 후 지표 상승’이었다. 정성적 KPI는 성공적이었으나, 정량적 KPI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서비스 출시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문제 하나 없이 출시하는 서비스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ㅎ)

조금 변명을 해보자면, 현재 내가 재직 중인 회사의 업무 방식에 비해 일정이 매우 빠듯했다. 그러다 보니 스펙을 축소해야 했고, 그로 인해 만들 수 있었던 다른 연결고리를 미처 구상하지 못했다. 당장 눈앞의 업무 처리에 집중하느라 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나중에 다른 액션을 통해 지표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온전히 내가 주도한 결과가 아니다 보니 더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 회사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다만, ‘숫자를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몰두해보고 싶었으나, 매번 다른 이슈와 업무가 겹쳐 그것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우리 회사에서 출시해 본 적이 아예 없는, 현재의 산업과 아예 다른 프로젝트를 처음 합을 맞춰보는 팀과 추진하고 있다. 일을 해오던 방식의 차이 때문에 벌써 삐그덕거리고 있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이번 프로젝트의 제일 중요한 과업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이번에는 ‘숫자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여 진짜 성공적인 서비스를 출시해보고자 한다.


내가 회사 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은 좋아하지만 술 마시는 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정치질에 휘말리지 않고 순수하게 맡은 일만 제대로 하고 싶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원하지 않는 술자리에 참석을 해야 될 때도 있고, 하고 싶은 말은 참아야 할 때가 있고 정치질을 해야 되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끼고 짜증을 많이 낸다. 나의 팀장님이 나와 합이 잘 맞고 나와 비슷한 성향인 좋은 팀장님이다 보니 이러한 것들을 다 받아주시느라 고생이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 (감사합니다 팀장님...ㅎ)

우리 회사는 업력이 꽤 오래된 회사고, 고인물들이 꽤 많은 회사다. 이러한 점들이 빠르게 업무를 추진하는데 벽이 되는 순간들이 많았고 무슨 술들을 그렇게 마시고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술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행히 2024년에는 빠른 업무 추진 방식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과 일해서 크게 불편함은 없었는데, 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는 이 부분이 걸림돌이 될 것 같다.

올해 특히 화가 났던 것은,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한 정치질을 꽤 많이 봤다. 그 정치질이 내가 일을 할 때도 휘말렸고, 휘말리는 중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났기도 하다. 물론 회사 생활에 정치질이 없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질이 회사 생활에 아예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회사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논의와 타협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겪은 것들은 오로지 ‘개인적인 이익’만을 위한 것이었다.

“이것이 어른들의 세계인가?”, “내가 아직 시야가 좁아서 이렇게 보이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여전히 화가 난다. 업력이 오래되었어도 건강한 문화를 유지하고,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고인물들이 있고, 진정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치’를 하는 조직이 있을까 싶다. 오히려 그런 회사가 진짜 ‘유니콘’ 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일하는 방식,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내가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방식이 아니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생기기도 한다.



여러분들의 회사는 건강한가요?

조직 안에서의 정치나 사람 간의 갈등, 빠른 업무 추진 방식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경험과 생각이 쌓일지 기대 반, 걱정 반이지만, 부디 회사와 개인 모두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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