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독서의 중요성
모든 작가는 본래 독자였다.
최근에 샘터사에서 나온 글쓰기 책을 하나 읽었다. 어떤 경로로 내 손에 들어온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샘터라는 오래된 잡지사에서 작고 얇은 책을 종종 발간한다. 그중 읽을만한 책이 꽤 많다. 이 책도 그중 하나였다. 박민영 작가의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이다.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자 박민영 출판 샘터(샘터사) 발매 2019.03.10.
오늘날 진정한 독자는 없고 오직 작가 지망생들만 있다. - 미국의 소설가 고어 비달
글쓰기 모임에 스텝을 하면서 좀 깜짝 놀랐던 것이 저 지점이었다.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은 없으신데, 책을 쓰고 싶은 분들은 많다는 점이었다. 글쓰기는 테크닉이니까 글 쓰는 방법을 딱 집어서 족집게 과외처럼 알려달라는 분들도 계시기도 했다.(실제로 그렇게 홍보하는 강의도 있는 것 같고...)
일 년에 새로 나오는 책은 평균 8만 권, 이를 하루로 나누어보면 하루에 대략 200권의 새책이 쏟아져 나온다. 그중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은 극히 드물다. 어떤 책은 나온 지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한 채 하루 이틀 만에 사장되어 버리기도 한다.
독자들은 어떤 책을 읽고 싶을까? 모든 일이 기브 앤 테이크라고 한다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무얼 얻고 싶어 할까? 저자 입장에서야 책 한 권 내는 것이 이벤트의 일환이라 볼 수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있어야 한다.
독자 입장에서 글 쓰는 테크닉을 배운 테크닉대로 쓴 글을 원할까? 물론 유명인의 책이기 때문에 별 것 아닌데도 잘 팔린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유명인은 어떻게 유명인이 되었을까. 다들 그저 운이 좋아서일까.
바이럴 마케팅이든, 실제로 도움이 되었든 유명해졌다는 것은 대중의 "욕구"에 닿았다는 것이다. 대중의 "욕구"에 닿아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든 극대화시켜주든 시대가 바라는 것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테크닉만으로 가능한 것일까?
남들과 다른 1%의 통찰
바로 이 차이가 아닐까? 똑같은 사건을 보고도, 똑같은 상황을 보고도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능력, 최소한 그 사건에 대한 네이밍 할 수 있는 능력만이라도 있어야 내 글이, 내 책이 선택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타고나는 사람들도 있다.
치아도 진짜 안 닦고 단 것 많이 먹어도 안 썩는 애들이 있는 것처럼...;;; 별 노력하지 않아도 번쩍번쩍 한 사람들이 있다. 소위 난 분들.. 그런데 나 포함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결국 무얼 해야 할까.
알고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그 경험을 다 해보고 살 수 없으니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독서인 것이다. 하지만 읽기만 해서는 남는 것이 없다. 여러 책들을 이해하고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다 보면 아하! 하는 지점이 생긴다. 그것이 대단한 무언가는 아닐지라도 깨달음이 된다. 그런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전혀 상관없는 사건들을 보아도 맥락이 파악이 되고 통찰이 생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책들을 읽고, 그 내용을 꼼꼼히 따져서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입니다.
혹은 보충 설명을 하고, 다른 생각을 개진하고, 필자의 생각에 내 생각을 보태어 더 진전시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온 내용과 나의 내용을 연관시키고, 예외에 대해 언급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읽기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中
그러니 누가 알려주는 글쓰기 테크닉으로는 나도 남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글만 쓸 가능성이 높다.
작가란 세상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들이 아닐까. 세상에 대해 할 말이 많으려면 뭘 알아야 한다. 알려면 많이 읽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그 속에서 내 생각이 생기고, 통찰이 생길 수 있다.
모든 작가는 열혈 독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