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6년을 암으로 투병하다 아들 셋과 남편을 남겨두고 떠났습니다.
그녀의 나이 이제 44살.
민정이는 소풍과 같은 짧은 삶을 살다가 육체적 고통이 없는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남겨진 자들은 잠시 헤어짐을 아쉬워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지상에서의 삶을 다하고 돌아 갔습니다.
우리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가끔은 민정이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죠.
민정이를 만날 때 나도 최선을 다해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죠.
어쩌면 자신의 삶을 완주한 자로서 천국에서 편히 쉬고 있을 민정이가 우리를 안타깝게 내려다 보고 있을 줄도 모릅니다.
고된 지상의 삶을 잘 살아내라고 응원을 하고 있을지도...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시인 엘리엇은 언 땅을 뚫고 나오는 놀라운 생명의 강인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지상의 고된 삶을 산 영혼이 하늘 나라에서 다시 삶을 이어간다고 복음이 가르쳐 주었습니다.
죽임이 있어야 부활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홀연히 가버린 잔인한 4월은 그래서 서럽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겨울을 버틴 꽂들이 부활하는 봄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봄을 맞이 할까요?
캄캄한 아픔의 터널을 지나야 찬란한 새벽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야 부활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저마다 지상에서의 삶을 이해할 수 있기를 빕니다.
우정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며 처진 어깨를 다독이며...
다시 소생하는 잔인한 4월을 거쳐 천국에서의 부활과 재회를 기대합니다.
* * *
실로암 납골당 1층에 모셨습니다.
2층에는 4년전에 먼저 간 미아가 있습니다.
민정이와 미아는 시누이와 올케사이 입니다.
둘이라서 외롭지는 않겠지요.
실로암 사람들은 가족들 기억속에 살고 있습니다.
꿈에서 만나기도 하고
돌잔치에 와서 함께 기뻐하기도 합니다.
새해에는 복많이 받으라고 덕담도 합니다.
죽음은 눈앞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을 뿐
우리 삶속에서 함께 숨쉬며 일상을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