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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05. 2020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울릉도, 마지막 이야기

전복죽으로 아침을 때우고,

배 시간까지 도동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못다 본 사연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먼저 들린 곳은 독도 박물관이다. 독도에 관한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내외에 분명히 알리고, 국민들의 영토 및 역사의식을 높이는 산교육장으로 삼기 위해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으로 건립되었다.

독도는 약 460만 년 전에 형성된 화산섬으로 해저 2천 미터에서 솟아오른 용암 분출로 형성된 섬이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지정되어 있다. 독도 기념관에서 나는 여러 지점을 360도 파노라마로 탐색할 수 있었다. 독도에 입도하더라도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이라 아쉬움이 크다. 대신 박물관 카메라를 통해 사방을 둘러볼 수 있다, 독도의 사계와 바닷속을 소개하는 영상, 독도의 역사와 독도를 지키는 사람들... 간략하면서 핵심을 집는 인상 깊은 전시관이다. 울릉도 오면 꼭 들려 봐야 할 곳 중 하나다.

1785년 일인 하야시 시헤이가 제작한 삼국통람여지로정전도 지도에도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부속섬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독도는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석도, 마쓰시마, 다케시마, 리앙크르 암, 호엔 암, 메넬라이-올리 부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웠다.

독도 박물관 옆에는 망향봉으로 오르는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 조금 밑에는 천태종 해도사가 있다. 울릉도에는 여러 개의 절과 37개의 교회가 있다. 바닷가에서 물질하고, 거친 바다를 헤쳐가며 위태한 생활을 하는 주민들이 안전한 뱃길과 만선을 기원할 수밖에 없으리라. 아무래도 울릉도에서 제일 번성하는 업종이 교회 같다. 코로나의 영향도 안 받겠지. 그리고 그 밑에 있는 가게가 호박 초콜릿을 만들고, 화투를 제작하여 파는 집이다. 울릉도 화투는 시중에서 파는 그것과 조금 다른 그림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일본식 가옥을 보존해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역사문화체험센터이다. 다디미 방마다 귀한 옛적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에 얽힌 옛이야기가 애잔하고 흥미롭다. 대학 때 포항에서 타고 온 청룡호는 1963년에 진수되었음을 알리는 사진이 있어서 반가웠다.  년 전 독도 근해에서 침몰된 러시아 전함에 150조 원  가치가 있는 금괴가 실렸는데, 최근 발견되어 발굴 비용을 모우는 대규모 사기행위로 사회를 떠들썩했던  사건을 설명해 주는 역사적 사진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너와집, 폭설, 독도경비대 등 설명 없이 사진만 올린다.

1905년 5월 28일 러일전쟁 당시 일본 함대의 공격을 받고 도주하다가 저동 앞 해상에서 자폭, 침몰한 러시아 드미트리돈스코이함

1963년 그 당시  국가재건 최고 위원장 박정희가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인 울릉도 개발이 시작되었다. 한때 울릉도 주민들에게는 박정희가 영웅이었다.  울릉 군수의 구관사였던 일본 가옥을 재건하여 보존 중인데, 박정희의 기록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박정희 기념관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개발 이전의 귀한 사진들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2시 반에 출발하는 배를 기다리며 다다미 방에 앉아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작성하는데, 주위가 어수선해졌다. 강원도에 거주하던 국악 전수자 두 분이 울릉도로 유입하여 울릉도 아리랑을 보급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월 1회 실시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란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울릉도 아리랑과 독도 아리랑을 따라 불렀다. 강원도 정선 아리랑 가락과 비슷한 울릉도 아리랑은 모두 쉽게 따라 불렀다. 가사만 다를 뿐 가락과 추임새가 비슷했다. 독도 아리랑은 빠르고 흥이 났다. 국악 전수자가 한 마디 선창하고 우리가 따랐다. 나도, 꼬마도, 아주머니도 마이크를 쥐고 대표로 배운 노래를 독창으로 불렀다. 역시 국악은 간드러지게 꺾어 부르는 것이 중요하다. 43년을 소리했다는 전수자의  고운 목소리와 구성진 곡조가 듣기에 좋았다. 70세가 넘어 보이는 전수자가 쪽머리에 곱게 차려입은 한복이 유난히 예뻤다. 한복 자태가 고급스러웠다.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시간에 맞춰 체험관을 빠져나와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마지막 사진으로 울릉도 도동을 담고, 유치환 시인의 시 '울릉도'를 올린다.


이전 05화 독도에 발을 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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