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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영 Jul 22. 2020

다시 제주도, 맛집과 멋을 찾아

휴가철, 두 번째 이야기

다시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의 맛으로 고기국수, 몸국, 토종닭을 찾아 먹었다.      

고기국수는 제주도 전통 음식 중 하나다. 돼지고기와 뼈를 푹 삶아 소금으로 간을 한 육수에 면을 말아 넣는다. 면 위에 고명으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서 내놓는 고기국수는 결혼식이나 집안 잔치 때 흔히 보는 잔치국수에서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고기국수의 맛은 육수와 수육에 달렸다. 제주 고기국수는 제주 흑돼지를 수육으로 삶아내니, 육지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기국수. 구수한 육수와 돼지고기 수육 맛이 뛰어나다.

몸국도 제주도의 향토음식으로, 돼지고기를 삶으면서 생긴 국물에 모자반, 내장, 순대를 넣고 끓인 국으로 제주도 음식 중 유일한 탕 종류이다. 몸국은 주로 바닷가 마을에서 만들어 먹었다. 내륙 쪽 마을에서는 이 국물로 고사리, 무와 배추를 넣어 걸쭉하게 끓여 먹었다. 고기국수와 달리 몸국은 찾아가서 먹어야 할 음식이다.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가시식당의 몸국이 특별하다. 제주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식당으로 같이 간 친구가 자기 집으로 배달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던 맛이다.

몸국. 돼지뼈 곤 국물에 돼지고기, 모자반, 순대, 야채를 놓고 끓인다. 온갖 잡탕으로 끓인 국으로 자극성이 없이 배부르도록 먹고도 또 먹고 싶은 은근한 맛이 별미다.

제주 교래리 성미 가든의 닭백숙도 맛있다. 섬에까지 와서 백숙을 먹는다는 것이 어딘지 어색해 보이지만, 한번 먹고 나면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토종닭 백숙을 주문하면 샤부샤부와 백숙, 녹두죽이 차례로 나온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허름한 농가에서 토종닭을 삶아 주더니만, 지금은 큰 건물에 떡하니 '가든'이라는 간판을 걸고 장사한다. 그만큼 맛이 많이 알려지고 찾는 이가 많아졌다. 교래리가 제주의 닭 유통특구로 지정되는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토종닭 샤부샤부에 백숙과 녹두죽이 맛나다. 죽 맛이 최고다.

관광은 성산일출봉, 차귀도 체험 배낚시, 용머리해안, 제주 자연사박물관, 돌문화공원을 들렸다.

성산일출봉은 워낙 유명하니 언급할 필요도 없고, 차귀도 체험 배낚시는 지난번엔 운 좋게 고등어 떼를 만나 원 없이 잡았는데, 이번엔 작은 자리돔, 술벵이, 제주 우럭으로 겨우 손맛을 봤다. 삼방굴 앞 용머리 해안은 가볼만하다. 해안을 따라 구비구비 기암괴석이 펼쳐 있다. 아는 사람만 찾아가는 곳이다.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나비와 나방 구분 방법을 배웠다. 나비는 낮에 활동하고, 앉을 때 날개를 접고, 날개가 화려하고 예쁘다.

삼방굴 앞 용머리해안은 미리 안내소에 전화 확인이 필요하다. 바다 파도가 심할 경우엔 안전을 위해 폐쇄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해안을 따라 구비구비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제주 돌문화공원은 한라산 영실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설화를 중심으로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민의 삶 속에 녹아 있는 돌문화를 보여주는 박물관이며 생태공원이다. 민관 공동작업으로 100만 평 대지 위에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보여 주기 위해 지금도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감히 제주 관광지 중 최고로 손꼽는다. 전체 둘러보려면 3, 4시간은 소요될 것이다.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봐야 한다.

테마코스가 계속 개발 중이다. 현재는 새를 이고 있는 할망까지 개발 완료되었다. 원형 인공호수 밑에는 제주도 형성과정과 화산 폭발이 빗어낸 돌들을 모은 박물관이 개관되어 있다.


수급불류월. 서예가 현중화 선생의 글씨. '물은 급히 흘러가지만 물속의 달은 흘러가지 않는다.',  즉 인생은 유수같이 흘러가지만 진리는 흘러가지 않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동자석은 죽은 자를 위한 영혼 지킴이다. 망자와 함께 하면서 망자를 즐겁게 해 주며, 시중들며, 안녕을 책임지는 존재이다. 현무암의 거친 질감 속에 제주민의 신앙과 해학을 담았다.
공원 내 전시관에서 김호석 수묵화를 감상하였다. "다 담으려 하지 않았다. 모두 담으려는 것이 부질없음을 안다"

과거 제주 명물로 관광코스 중 하나였던 탐라 목석원의 주인공인 백운철 씨가 평생 모은 2만여 점의  화산석, 용암석, 민속품, 전통생활용품을 제주시에 기증했다. 시와 합동으로 100만 평의 부지 위에 돌, 흙, 나무, 쇠와 물을 5대 요소로 제주 돌문화 공원을 조성하였다.


어떻게 돌들이 저렇게 생겼을까? 화산 용암이 바닷속으로 흘러 들어가 물속에서 급히 식어 굳어진 것이리라. '아무리 뛰어난 예술도 자연만은 못하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기기묘묘한 돌들이 감탄을 자아나게 한다.   

마지막으로 설문대 할망의 전설을 올린다. 키가 45m가 넘는 설문대 할망은 아들 500명을 두었다. 이 많은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였다. 어느 해 큰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을 찾아 밖을 헤매던 아들들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집에 돌아오니, 집에는 커다란 죽통이 놓여 있어 아들들이 정신없이 퍼먹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돌아온 막내아들이 죽솥을 젓다가 뼈다귀를 발견했다. 그것이 어머니의 것임을 직감했다. 결국 커다란 어미의 몸이 아들들을 먹여 살린 것이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막내아들은 차귀도 앞바다에서 장군석이 되어 굳어 버렸고, 나머지 아들들도 슬피 울며 떠돌다가 한라산 서남쪽 영실의 499 장군석이 되어 제주를 지켜고 있다고 하는 슬픈 얘기가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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