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nunciation
동료교사 Carl, 카알과 잡담 중 발음교수법에 대한 얘기가 나왔어요. 카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소책자 중 하나를 보여줬어요. 다음은 전문이에요.
At the Ranch
Brad and Fran have a grand cattle ranch.
Chaz, the black cat, naps.
Shaz, the nag, stands and has a snack.
Fran has a plait. Fran has a pram.
Rattle, rattle, tap, tap, tap.
Fran stands at the apple plant.
Fran grabs a branch and packs the apples.
At the back shack,
Brad and the jazz band have a jam.
Grant claps.
A rat lands at Brad’s hand.
Brad attacks and grabs at the rat.
The rat scrams.
Flash!
Crack!
Clang!
Snap!
Brad lands at a bad angle.
Brad’s mad and has a cramp.
Brad’s back has a bad scratch.
Fran drags the pram back
and wraps Brad’s mangled hand.
Fran grabs a rag and dabs Brad’s scratch.
알파벳 a의 발음 중 /æ/만을 골라 만든 스토리였는데요. 발음을 짜 맞춰 만든 문장이라 스토리는 산만하고 흩어지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나름 정성이 깃든 책자였지요.
— 어쩜 너무 좋은데!
(농담조로) 이건 torture(고문)다!
— a는 여러 가지로 발음되는데 다 룰이 있다고.
그 룰들을 알아야 제대로 발음할 수 있고.
— 그걸 학생들이 기억해서 발음할 수 있을까?
— 발음을 익히는 유일한 방법이지.
— 모르면 추측하고 틀리면서 배우지 않을까.
— 룰을 먼저 아는 게 효율적이야.
— 음.. 난 우선 guessing(추측)이 방침인데..
어떤 게 더 효율적인지는 각자 판단에 맡겨야겠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흥미 있고 의미 있었어요. 모두가 같은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수업을 한다면 좀 지루하겠죠.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영어 발음습득도 매일반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자기만의 노하우를 체득하는 거죠. 그럼 어떻게 접근해 볼까요? 몇 가지 아이디어를 모아봤는데요. 다음 중에서 번호를 골라보세요. 멀티플 초이스도 가능해요.
1. 발음을 의식하며 읽는다.
Oh well Oh hell
Don’t give us shingles shingles. 대상포진
That’s too bad yeah too bad.
Just because we don’t go to bed
early enough early enough.
If that’s the reason we catch shingles,
this hurtful shingles,
that’s too bad too bad for us singles.
For us singles, nights are too short
to go to bed early so early.
A deep slumber yeah a slumber (깊은) 잠
to invite vampires vampires,
to light bonfires bonfires,
in dreams yeah in our dreams.
Oh shingles, we singles,
we love our nights sleepless nights.
We singles yes we do.
So don’t give us singles shingles,
that painful shingles.
___노래도 아닌 시도 아닌 그저 예문
2. 발음을 의식하지 않고 읽는다. 옵션: 오디오북을 함께 듣는다. (Audible에서 들을 수 있어요)
Tell me about a complicated man. Muse, tell me how he wandered and was lost when he had wrecked the holy town of Troy, and where he went, and who he met, the pain he suffered on the sea, and how he worked to save his life and bring his men back home. They ate the Sun God’s cattle, and the god kept them from home. Now goddess, child of Zeus, tell the old story for our modern times. Find the beginning…
___Book 1, The Boy and the Goddess, THE ODYSSEY, HOMER Translated by Emily Wilson
3. 읽기 전에 발음을 따로 노트필기 한다.
singles shingles 싱글즈 슁글즈
bed bad 베드 배드
slumber plumber 슬럼버 플러머
vampire bonfire 뱀파이어 본파이어
..
..
wandered wrecked 원더드 렉트
cattle child 캐틀 차일드
..
..
right light 라잇 을라잇
tree three 트리 쓰리
Zac (에프론) Jack (니콜슨) 으작 잭
4. 발음도 문학적으로 접근한다.
초성 자음 정도만 배우고 모음 등 나머지 모든 발음은 책을 듣고 읽으면서 차차 익혀간다. 단모음, 장모음, 이중모음, 묵음.. 복잡하고 규칙이 수도 없어서 그것들을 모두 배운다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골라 읽으면서 문장 안에서 단어와 발음을 알아가야겠다. 여기서도 읽기는, 모르는 단어는 추측하고 다시 읽으며 글의 의미를 좇는 리딩이지 발음을 공부하기 의한 리딩은 아닐 터. 훈련 학습이 아닌 무의식적인 습득을 하고 싶다. 그게 더 쉬운 방법이니까 어려운 발음일수록 무의식에 의존하고 싶다. 세부적이고 확장된 발음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으면서 오디오북과 팝송이나 뉴스, 강연 등 미디어를 이용해볼까 한다.
초성 자음 (initial consonants)이란 bl, cl, fl, gl, pl, sl, br, cr, dr, fr, gr, pr, tr, sc, sk, sm, sn, sp, st, sw, tw 정도이다. 이런 발음 정도만 알고 영어책 읽기를 시작하자. 예를 들면 black의 bl, close의 cl, flower의 fl 이다.
결론적으로 발음도 단어처럼 개별적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음절이나 낱말을 개별적으로 발음해 보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책 스토리의 언어 안에서 묻어 나와 무의식에 전달되는 방식을 선호한다. 발음, 배우지 않고 습득한다는 모토 아래.
5. 기술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싶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발음 룰과 규칙을 한데 모아 체계적으로 배운 다음, 말을 하든 책을 읽든 하고 싶다. 오랜 시간 몸에 익숙한 학습 방식을 무시할 수 없다. 언어 학습은 그런 식으로 체화되어 있기에 발음 공부도 그렇게 하고 싶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발음도 순차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워서 기본을 다져놓아야 난이도 있는 텍스트를 소화한다거나 원어민과 프리토킹에서 생존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익혀둔 발음은 책을 읽으면서 연습하고 모르는 단어의 발음은 별도로 학습한다.
6. 난 발음을 아직 몰라.
한 번을 만나도 느낌이 중요해 ~
난 그렇게 생각해 ~
너무 빠른 것도 난 싫어 ~~
아는데 혀가 마음대로 안 돌아가. 들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처럼 쉽지 않거든.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걸까? 성격이 내향형이라? 마음을 열지 못해서? 차리리 기분파였으면 남 눈치 안 보고 성대모사하듯 지껄여 보는 건데..
그래 나를 잊어야 해. 나를 비우고 감각의 세계에 몸을 맡겨보자. 내 발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안 해. 다만 좀 둔감했을 뿐이지. 이제라도 그들의 클럽에 가입할 거야. 클럽 멤버가 되면 나도 그들의 언어에 동화되어 발성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들이 누구냐고? 영어 쓰는 사람들(원어민)이지. 멤버십에 국경은 없으니까.
그건 역시 느낌이었어 ~
7. 원어민 발음, 그거 가치 있을까?
나도 해봤거든. 갈고닦아도 발음은 고쳐지지 않아. 우린 토종 한국인이니까. 한번 만든 발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했어. 이유는 이렇게나 많아.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우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나를 잃는다는 건 위험한 거니까.
우리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거니까.
우리를 배신하는 거니까.
그건 단순히 내가 아니고 우리가 아니니까.
언어는 발음이 아닌 소통이 목적이니까.
원어민 발음은 북극인한테나 줘버릴 거니까.
우리 이제 변화가 마냥 미덥지도 달갑지도 않은 세대이니까..
한국인의 영어에 자부심과 긍지를!
* 발음 Tip
스토리의 힘에 의지한다.
이야기를 듣고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의 발음을 서서히 습득한다.
스토리 리스닝은 자유 리딩 (independent reading)으로의 다리가 되고 직접적인 발음 학습의 필요성을 최소화한다.
참고 논문
Basic Phonics
The Case for Acquired Phonics
by Stephen Kras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