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진담

by 로그모리

질문은 많을수록 좋다.


나는 왜 다리가 아프지?

나는 왜 피곤하지?

나는 왜 밥을 먹어야 하지?

나는 왜 졸리지?

나는 왜 글을 쓰지?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한다.

어느새, 나를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다.


이럴 때 따라오는 단골 질문이 있다.

나는 왜 살지?



왜 살지..?

아마 매 순간 바뀌는 게 아닐까 싶다.


거창할 것 없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을 떠올려 보자.


오늘은 퇴근 후 맥주를 위해 살았다.

오늘은 글을 쓰기 위해 살았다.

오늘은 새 옷을 입기 위해 살았다.


사소한 건, 가볍게 여기는 것과 다르다.

사소함에도 깊은 마음이, 철학이 담길 수 있다.


나의 사소한 순간들은

내가 사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나는 궁금한 것도, 질문도 많다.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이유를 알아야 속이 후련하다.


때로는 오만가지가 다 궁금해서

주변 이들이 지친다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한다기보다는

내가 그렇게 생겨먹은 느낌이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무 힘 들이지 않고 그저 궁금하다.


한 때는 왜 궁금한 게 많고,

돌고 돌아 어려운 길을 자꾸 만드는지 답답했다.


지금은, 자꾸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성향이 나를 깊어지게 한다 생각한다.


질문은 답을 찾기 위해 던지는 것이다.

작은 순간들의 답이 쌓여 나를 구성한다.



그렇기에 나는 오히려 확실히 구분된다.

내가 질문했던 것과 처음 접하는 것.


이 차이가 명확하게 난다.

동시에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는 용기를 다짐한다.


무지에 대한 인정을 할 수 있으면

자연스레 질문으로 이어져 내게 쌓일 테니까.


물론 가끔 적당히, 대충 하라는 얘기도 들었다.

맞는 말이다. 상황에 따라 그래야 할 때도 있으니까.


해야 하는 일은 하되,

나의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운명이라 표현할 수도.

그리고 이 운명이 나는 마음에 든다.



나의 모든 순간은 처음이다.

절대 같은 시간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흐르는 시간을 대하는 자세로

나는 무지를 인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처음이고,

모르면 느끼려고 노력하는 것.


나의 시간은 앞으로도 이렇게 쌓이기를 바란다.

동시에 계속 묻기를 바란다.


왜 이런 생각이 든거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거지?

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나의 삶이자 이유가 된다.



복잡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유를 알고 싶어 찾아간다.


결국, 나를 알고 싶은 과정이다.


그렇기에 더욱이 거창하지 않고 싶다.

왜 사는지에 대한 이유를 꼭 숭고하게 만들어야 할까.


나는 오늘,

햇볕을 느끼기 위해

아이의 웃음을 보기 위해

열심히 산 하루 끝 달콤한 맥주를 위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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