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와 아이들 - 게슈탈트 붕괴
게슈탈트 붕괴.
어떤 것을 지속적으로 보다,
어느 순간 낯설어지는 느낌.
갑자기 한글이 낯설어 보이고,
단어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느낌.
아마도 느껴본 적 있으리라 생각한다.
승마에도 이 현상이 나타난다.
계속 보던 말이 이상하게 보이고, 무서워진다.
나는 아이들과 부모님에게 이야기 한다.
'사랑은 돌아오는거야.'
딱 한 번.
말을 타는 모두에게 찾아온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무서워지는 순간이.
지금은 확신한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얘기한다.
어느 날 갑자기 무서워할거라고,
그때 꾸준히 올 수 있게 격려해달라고.
미리 알고 있으면,
확실히 도움이 된다.
트라우마가 아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이 순간이 찾아오면,
아이들은 진심으로 이상하게 느낀다.
정말 무서워한다.
마치, '내 손가락이 왜 이렇게 생겼지?'
'내가 어떻게 걷는거지?'
라는 생각으로 가득찬 것과 비슷하다.
사실 뾰족한 수는 없다.
그저 조심스레, 다시 마주하는 것을 도울 뿐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처럼,
가까이 다가가는 것부터 시작한다.
나는 조급하지 않다.
이 시간이 지나면 더욱 빠르게,
단단하게 성장한다는 것을 알기에.
단어, 신체, 말.
모두 실재하고, 팩트에 가까운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이마저도 어색하게 느낄 때가 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지나가고 괜찮아진다.
하물며 믿음, 자신감 같은 개념은
더욱 많은 도전을 받는다.
똑같다.
변하는 것은 없다.
그대로 믿으면, 다시 돌아온다.
동물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많겠지만,
나는 그들이 배신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승마 역시 그렇다.
말은 날 배신하지 않는다.
타고 있는 나 자신도 믿음을 가진다면,
승마에서 배신은 없다.
나는 아이들에게 전한다.
스스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저버리지 않도록.
무서워도 괜찮다,
이상하게 느껴져도 괜찮다 말한다.
조심스레 다가가면 된다.
차분하게 다시 보자.
'사랑은 돌아오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