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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 발 남았다'

승마와 아이들 - 한번만 더

by 로그모리
한번만더 - 아직한발남았다.png


금이빨까지 꼭 씹어먹어줄게.

는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마인드다.


아이들에게는 다소 부드럽게 물어본다.

한번만 더 해볼까?

힘들어요 선생님 ㅠㅠ


아니,

'아직 한 발 남았다'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엔,

마음이 약해진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정말 힘들 때,

하기 싫을 때.


경우와 상관 없이

내가 할 행동은 하나다.


결과적으로 딱 한번만 더,

행동하기.



정말 힘들 때는 비교적 간단하다.

쉬어야 한다.


성인과 달리, 스스로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

더 예민하게 확인에 확인을 거쳐야 한다.


혹, 무리가 될 동작은 없었는지

지금 호흡은 괜찮은지 등.


몇 번을 거치고 난 후,

가벼운 운동으로 마무리한다.


수업의 마지막 기억은

끝내 해냈다 로 남기기 위해.



하기 싫을 때는 쉽지 않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이유는 끝이 없기에.


어떤 때는 바로 알 수 있고,

어떤 때는 시간이 한참 걸린다.


참 신기한 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면

결국 보인다는 점이다.


이유를 알고 나면, 짧은 협상의 기간을 거친다.

싫었어도, 해냈다 를 남기기 위해.



간혹 너무 모질게 굴었나,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시간이 쌓여가면서,

보다 아이에 맞춰 자연스레 다가가려 한다.


우리 소중한 존재들은

그럼에도 나를 미워하다가도 좋아해준다.


너무도 빛나고 벅차는 순간들.

이 순간들이 나의 지침을 잊게 한다.



요즘 같은 무더운 여름엔,

승마는 정말 힘든 운동이다.


말에 올라타자마자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성인들도 집중을 못 하는 날씨에,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러기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몸도 마음도 다치지 않고, 지켜주기 위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나는 최대한 다정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직 한 발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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