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와 아이들 - 사전작업
나는 계획보다는 직관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계획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가장 집중력이 좋을 때,
미리 심어두어야 하는 생각들.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가장 집중력이 좋은 때가 언제일까.
사실, 우리 모두 경험해봤다.
우린 모든 과목의 챕터 1 만큼은 전문가이다.
영상과 책의 앞부분은 다 알고 있다.
그렇다.
최초의 시간, 우리는 가장 집중력이 높다.
나는 최초의 수업, 그 중 초반 10분 정도에
모든 커리큘럼을 녹여낸다.
키워드 위주로 심어둔다.
준비, 정리, 주의사항, 태도 등을
아주 간단하게 전달한다.
몰라도 된다.
이 때의 집중력은 매우 놀랍게도,
그 언젠가 말할 때 떠오르게 된다.
단어조차 모르는 아이들도
기억해낼 정도이니, 믿어도 된다.
사람의 뇌는 본능적으로,
예상하지 못하는 일을 싫어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미리 전달한다.
미리 해두는 약속이다.
성인도 마찬가지.
예상치 못한 개념이 등장하면, 얼어붙는다.
괜찮다.
나는 이 시점을 기회로, 미리 뿌려둔다.
사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집중도에 따라 체득하는 것이 다르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가다 보니
반대로, 미리 키워드를 세팅하게 됐다.
정확히는 사람의 본능적인 경향을
활용한다 할 수 있다.
나는 기억하지 못해도,
내 몸은 기억하고 익숙하게 느낀다.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
미리 깔아둔 키워드를 불러온다.
이때, 반가운 듯한 모습이 보이면
나는 스스로 뿌듯해 한다.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