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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지인 Feb 01. 2024

인스타그램이 아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브런치에 꾸준하게 글을 쓴지도 벌써 5개월이 되었다. 바쁠 땐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주에 1번은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이 어느새 나의 일상 루틴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문득 인스타그램에서는 왜 이렇게 자유롭게 글을 올리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깐 고민하는 시간이 지나고 몇 가지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멋진 모습만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은 아무래도 사진이 메인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어떤 멋진 사진을 썸네일로 해야 할지 그리고, 내가 잘 나온 사진은 무엇인지, 찍어놓은 수많은 사진 중 베스트 사진을 고르는 데에 꽤나 불필요한 에너지가 쓰인다고 느낀 적이 많다. 그래서, 실제로 20대 초중반에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면서 적지 않은 현타(?)를 느낀 적도 많았달까. 하지만, 브런치는 이런 불필요한 고민의 시간을 줄여준다. 멋진 사진을 굳이 고르려고 할 필요도 없고 글로서 나를 표현하기 때문에 조금 더 진솔하고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두 번째는 바로 눈치 볼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아무래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나 피드 혹은 DM을 통해 지인들과 안부를 종종 묻게 되는데, 그렇다 보니 글 하나를 올리는 것도 나에겐 꽤나 신경 쓰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브런치의 경우 일단 내 주변 사람들의 경우 인스타그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팔로우하는 사람의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 덕분인지 누군가에게 애써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사라졌고, 나는 내 일상과 생각을 조금 더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이유는 브런치라는 플랫폼 자체를 더 애정 하기 때문이다.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일 수 있겠지만,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하고 잘 사는 것만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다. 특히나 내가 지금 너무 우울하거나 지쳤을 땐, 호캉스를 다니거나 해외여행을 다니는 수많은 아무개들의 인증 사진들이 나를 괜스레 속상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진은 사진일 뿐이고 인스타그램 자체가 '나 이렇게 잘 살아!'라는 것을 뽐내는 SNS라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가끔씩은 그럼에도 부정적인 감정이 물밀듯이 밀려올 때가 있다. 사진 몇 장이 아닌 글로서 자신의 삶을 표현해서 인지 브런치에서는 타인의 글을 보고, 내 마음을 위로받기도 하고 그들의 삶에 공감하기도, 때론 응원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기도 하다.


    그 덕인지 인스타그램을 보고 괜스레 자격 지심을 느끼던 과거의 내 모습과 달리 출퇴근 길에 브런치를 들여다보며 그들의 이야기에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내가 쓰는 글들도 어느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위로와 공감이 되길 바라며, 올해는 브런치에 더욱 꾸준히 글을 쓰고 또 글을 읽는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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