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아시스 Jun 10. 2022

보랏빛 괄호

라벤다 농장에서 산책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는 책에서 '괄호'라는 단어를 만났다.

음악에서 괄호는 휴식이라나, 잠시 쉬고 싶을 때 쓰는 괄호.

수학 시간에도 만났던 단어다.

소괄호, 중괄호, 대괄호

식이 복잡해질 때마다 등장하는 괄호들이다.

인생을 말할 때도 쓸 수 있는 단어였다.

괄호.

나를 쉬게 하고 나를 차오르게 하고 나를 생과 다른 리듬 위에서 살게 하는 괄호.

순간이지만 영원성으로 격상되며 시간을 초월해 버리는 순간에 괄호는 생겨난다.

황홀경은 괄호와 비슷한 단어일까.

오늘 아침에 보랏빛 괄호가 열리고 닫혔다.

라벤다 농장에서 본 보랏빛 가득한 풍경 덕이다.

짧지만 빛이 가득한 존재로 나를 채우는 괄호의 시간.

순간이지만 생과 다른 번지수에서 느끼는 나의 예술적인 감각들이 충만해지는 괄호의 시간.

풍경도 시간도 바람도 함께 간 이들도 다

보랏빛 향이었고 보랏빛 시간이었고 보랏빛 바람이었고 보랏빛 괄호였다.


이전 06화 비유 실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