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던 2020년은 상견례 인원마저 나라에서 정해주고, 결혼식에 초대한 하객에게 밥을 대접할 수 없던 시기였다. 2022년에는 여러 규제가 풀리면서, 결혼을 미뤘던 예비부부들이 폭발적으로 웨딩 업체를 찾았다. 그 말인즉, 수요가 늘었다는 이유로 웨딩 산업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말씀.
우리는 2022년 11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스드메를 포함하여 결혼식을 위한 여러 비용에 몇 천만 원이 든단다. 당시에는 들어도 잘 이해가 안 됐지만, 아무튼 '추가금'을 내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나는 결혼식에 큰 뜻이 없었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나와 결혼해 줄래?" 하며 반지를 끼워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유일한 로망이었다. 결혼식은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드레스와 양복을 입은 사진은 남겨두고 싶었다. 사진의 중요성은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았다. 사진을 남기지 않았던 날의 기억은 금방 희미해지는데, 인생사진을 남겨 한 번씩 꺼내본 여행지는 정말로 그날의 온도와 습도, 모든 분위기가 오래도록 기억나는 것이다.
다만 드레스나 촬영지를 하나씩 개인적으로 알아볼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웨딩 박람회에 갔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스드메는 100만 원으로 하고 싶어요!"
일반적인 가격의 절반도 훨씬 못 미치는 액수였다. 당연히 웨딩 플래너는 그런 금액은 힘들다고 말했지만, 어찌 되었건 저렴한 구성 몇 가지를 보여주었다. 막눈으로 봐도 아니다 싶은 선택지를 제외하고 개중에 저렴한 것을 고른 결과, 계약서에 찍힌 금액은 144만 원이었다.
144만 원 안에 촬영 드레스, 결혼식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과 함께 앨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얼핏 저렴한 듯 하지만, 여기서 약간의 상술이 들어간다. 해당 금액은 앨범 비용만 포함된 것으로, 촬영된 사진 파일 전체를 받으려면 33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단다. 사진을 찍어놓고 파일을 안 받을 사람은 없으니 사실상 177만 원에 계약한 셈이었다.
그 외에도 필수로 들어가는 추가금이 있었으니, 바로 드레스를 입혀주는 이모님 수고비다. 드레스샵에서 제작한 드레스를 혼자 입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인데, 계약서에는 빠져 있고 구두로 설명만 듣는다. 그렇게 이모님 비용까지 추가되니, 최종적인 스드메 지출 예정 금액은 144만 원이 아닌, 217만 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