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강요에서 자신만의 기준찾기. =

패트릭 쥐스킨트의 <깊이에의 강요>에서 의아했던 점이 있었다. 사람들이 깊이가 무엇인지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고, 깊이가 없다며 여성 화가를 평가했던 것이다.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단정 짓고, 자기 멋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상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나에게 ‘특이함’이라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썼을 때, 나 또한 불편함을 느꼈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말들, 행동들에 어떠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사회의 기준, 강요는 우리들의 말과 행동에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이유는, 타인에게 얻는 애정에 있다. 결국 함께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와 행동에 귀 기울이게 되고, 별것 아닌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거나, 타인이 말하는 기준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기계와 과학의 발전으로 우리는 물질적으로 편안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지수는 높아지지 않았다. 풍족하게 자라난 우리는 더 많은 물건, 돈, 학력 등 온갖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물질적인 것들을 통해 타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많은 욕심을 계속 부리고 부려도 결국 우리 안에 있는 마음 구멍은 채워지지 않는다. (월급이 통장을 스쳐가듯이, 욕망이 구멍에 더 많이 스칠수록 구멍은 더더욱 커진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물욕을 추구할 때 충만하다고 느끼는가. 한순간은 그럴지 몰라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채우려고 하는 느낌이 들진 않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만의 기준을 찾고, 충만해질 수 있을까?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많은 미디어에서 이게 옳다, 저게 옳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모두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린 것 같기도 하다.

혼돈의 7개 구멍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좋은 것이 남에게도 좋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행한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들한테는 독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남에게 우리 생각을 강요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확신이 없어서다. 우리가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것도 확신이 없어서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는 옳고 그름은 없다. 사람들에게는 다 자신만의 정거장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이 세상에 우리와 똑같은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재미없겠는가?)

상대방을 진정 이해할 때, 그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게 되면서 나 자신 또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방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고 두려워하거나, 기분 나빠할 필요가 없다. 그저 들어보고, 내게도 도움이 될 뿐인가 생각해 보면 된다. 첫 번째로 할 일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그냥 들여다보면 자신의 기준이 보일 것이다. 우리만의 기준은 우리의 반응과 감정에서 나온다.

p.s. 사실 나는 sns에서 오는 많은 팔로워보다, 주변인들의 사랑에서 더 마음이 충족된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