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너의 소원은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첫째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둘째는 모든 사람들이 말보다 경청을 했으면 좋겠다
셋째는 모든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신림역에서 나온 나는 블랙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던 그녀를 만났다.
나는 간단하게 치맥을 먹자고 했고 그녀는 오케이 했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여자였기에 매우 기분이 좋았다.
서로의 관심사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영화 이야기를 했는데 그녀는 공포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그녀의 이유는 조금 섬뜩했다.
"나는 실제로 귀신을 본 적이 있어."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진정하고 물었다.
"한번 봐서 그걸 즐기는 거야?"
나는 호기심 가득한 소년처럼 물어봤다.
"허리 디스크가 심해서 몸이 아프고 못 일어날 때가 많은데 그때 귀신을 봤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내가 알기로는 몸이 쇠약하고 허 해지면 귀신이 보이는 걸로 안다. 나는 귀신이 있다 생각하지 않지만 보게 된다면 믿을 거야"라고 말했다
요즘 내 친척들도 그렇고 왜 이렇게 아픈 사람이 많은지 걱정이다.
그 후 그녀는 인생과 철학 관련 이야기를 술술 풀다가 "너는 되게 잘 들어준다. 그렇게 재미있는 내용은 아닌데..."
그녀는 이런 사람을 처음 보는 듯한 눈동자로 말을 했다.
"옛날에 서비스직을 2년 정도 해봐서 그 경험 때문인지 나는 말하는 것보단 경청하는 것을 좋아해"
직업병이 남은 것 같긴 하지만 나는 이런 내가 싫지 않았다.
"너도 말하고 싶은데 답답하지 않아?"
그녀는 듣기를 많이 하는 내가 걱정되었던 것이었을까?
마치 외계인을 본 듯한 신기한 말투로 말했다.
"듣기를 하되 내가 반론하고 싶거나 나의 생각을 말하고 싶을 때는 말하기에 답답하지는 않아"라고 말했다
그녀는 디스크로 인해 몸이 좋지 않은 가운데 책 번역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었다.
근데 더 충격적이었던 건 그녀의 가족들 모두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
아버지는 위암 3기이며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며 오빠는 우울증이 매우 심해서 스트레스받는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도 몸이 아프고 가족들도 힘들게 하는 가운데 책 번역을 하면서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내가 힘들다고 말했던 것은 새발의 피와 다름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가족들의 병원 및 약 처방비를 모두 충당하면서도 "우리 가족은 건강해질 수 있다" "이겨 낼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성격의 그녀를 보면서 내가 처한 상황이나 그래도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나와 가족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된 하루였다.
식사를 마치고 헤어졌고 애프터는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일방적으로 나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오늘도 이렇게 한 명 지나간 씁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