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프로젝트 k

by 고양이삼거리

맛의 설계도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 먹는 가족, 3명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설계하시오.

r 고3(그 당시), 마라탕을 좋아하고 최근에는 친구들과 훠궈 맛집에 다녀왔음. 매콤한 맛을 좋아하긴 하지만 매운맛은 1단계를 유지해야 함, 고기도 필수.

j 속이 편한 죽을 선호 하지만, 무짠지가 빠지면 안 되고(그 당시) 어제 먹은 음식과 재료는 다시 먹지 않음, 확실한 메인 요리와 함께 식사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다채로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함.

k 가리는 것 없이 무난하게 잘 먹고 맛있는 것은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음, 음식의 기본 온도를 중요하게 생각함. 바삭한 식감을 좋아함. (주요 요리를 담당하며 은근하게 자기 먹고 싶은 대로 메뉴를 정하기에 큰 불만이 없음.)


때는 2023년 12월 30일

겨울

장소는 바람 산장 부엌 (창문 열면 눈보라 몰아침)

재료는 전방 500m 안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함.

(작은 시장, 중형마트, 슈퍼, 편의점 있음.

냉장고에 김장김치 있음.)


seoul


예전에 적어 놓은 문제인데, 어떤 풀이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소고기 미역국에 야채볶음밥, 김장김치, 김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밑반찬이면 괜찮았을 것 같다. 이건 사실 봄날의 어제, 저녁 메뉴랑 비슷하다. 어제는 녹두전과 시금치무침이 추가되었다. 날이 따뜻했으면 시금치무침 대신 참외와 견과류를 곁들인 시금치 샐러드를 넣었을 텐데. 재료를 사용하는 방식과 디테일은 조금 더 날씨와 계절에 맞춰진다.


이제 이런 날은 ‘매일의’ 보다는 북적북적하고 활기 있는 식탁인데 이벤트보다는, 오히려 조금 더 보통이고, 평범하고 싶다. 단정한 구성 그리고 함께하는, 작은 것들 그리고 편안함, 이 정도면 괜찮지 않았을까. 큰 변화와 창의적인 설계보다는 평소 같음의 유지.

keyword
이전 22화제목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