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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 뛰는 사람들

by 고양이삼거리

해 질 녘, 천변의 산책로를 걷고 있는 우리 둘 주변으로 젊은이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예전에는 한 두 명이 눈에 띄었는데, 오늘은 모두가 뛰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멈춰 있는 어르신들과 강아지, 걷고 있는 나. 세상의 속도에 막 진입한 이들은 풋풋하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흐름에 합류한다. 눈으로 목격되는 세대의 변화가 신선하고 낯설기도 하고 하다. 오래전부터 매일 글 쓰고 뛰는 무라카미하루키 씨는 역시 예민한 감각으로 먼저 신 인류의 면모에 접근했다. 매일 뛰며 쓰윽 써낸다라.. 매력적이다. 이건 몸과 정신의 속도감을 일치시키는 것으로, 가만가만 하, 문득 어릴 적에 하던 ‘로드 런너’ 게임이 생각난다. 숨어 있을 때 빼고는 계속 달린다. 픽셀들의 흐느적거리는 움직임과 또르륵 굴러가는 음악, 내가 그 게임을 잘하지 못하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군! 속도를 따라가려면 걸어서는 안 되고 뛰는 진화가 필요하다. 매일 뛰며 쓰윽 써낸다라.. 매력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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