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상에 나온 지 138일째
2024년 9월 26일 목요일
나의 작은 친구에게
얼마 전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해서 너의 방이 생겼어. 나는 벌써 채아 네가 자다가 스스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오는 걸 상상해. 그러기에 딱 안성맞춤인 집이랄까.
암튼, 이런저런 희망과 상기된 마음으로 새 집에 적응을 하는 중인데 네가 이상하게 혼자 잔 이후로 새벽에 한 번씩 깨서 다시 잠들질 못 하더라. 함께 잘 때 분명히 아빠 코골이에, 엄마의 뒤척임에 너도 쉬이 깊은 잠들 못 잤을 거라 생각해 떨어지면 숙면을 취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어제는 중간에 깨서 통 못 자는 너를 재우느라 너의 침대에 들어가 같이 누웠는데 네가 꼼지락 거리며 내 손을 찾아 잡더라고. (우연이 었겠지만...) 그러더니 한 시간 가까이도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던 네가 삼십 분 만에 조용히 스스로 잠들더라. 내 옆에 몸을 붙인 채 말이야.
그 모습이 또 왜 이렇게 귀여우면서도 짠한지.. 너에게 왜 우리가 방해된다 생각했을까. 아빠의 코골이도 나의 뒤척임도 사실 너에겐 우리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채아야. 엄마 아빠는 항상 너를 재운 뒤 너의 방문을 열어둔 채로 수시로 들어가서 잘 자나 확인하고, 새벽엔 울지 않으려나 모든 방문을 열어둔 채로 온 신경을 너에게 쏟으며 밤을 보낸단다.
우리는 언제나, 언제든 너에게 달려갈 거야.
안심하고, 푹 자
잘 자 채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