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세상에 나온 지 179일째
2024년 11월 5일
나의 작은 친구에게
채아야, 나는 엄마이기 전에 사회의 일원이었기에 때문에 맡은 바를 하러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그 시간이 다와 가고 있어. 그래서 이렇게 어린 너를 어린이집에 맡기기 위해 무던히 찾아보고 노력했지. 내가 사회의 일원이 될 동안 너를 나처럼 보살펴줄 곳이 필요했거든. 가끔 이런 현실이 속상하긴 하지만 어쩌겠어. 우리는 공생해야만 하는 관계니 받아들여야지 뭐. 라며 가볍게 그동안 생각했었다.
어제 어린이집 입소 확정 통화를 하고 물끄러미 거실 한가운데 평화롭게 놀고 있는 너를 보는데 내가 안 보는 사이 너무 훌쩍 커버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너는 이제껏 나와 한 몸이었잖아. 나의 양분으로 자랐고 나의 용기로 낳았고 나의 시간으로 너를 키웠는데 이젠 다른 누군가가 너의 시간을 함께한다고 하니 슬프더라고. 너는 어떨까..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 품에서 8시간을 보내야 되는 운명.. 어리둥절하고 말을 할 수 있다면 싫다 했겠지. 아, 혹시나 더 좋아할 수도 있고? 나보다 전문 가니까?
암튼... 처음 드는 요상한 감정에 주저리주저리 하게 되네. 오늘도 열심히 나랑 놀자. 내가 많이 너의 하루를 채워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