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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정재순 씨
새로운 무대에서는 안녕하신가요?

다시 나의 새벽으로



59세의 평범한 주부가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어쩌면 “평범한”이라는 말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운 것은 평범하지만 두 아이를 엄마표 영어로 키운 1세대 엄마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평범에서 조금 벗어납니다. 

일하는 엄마라고 하면 평범하지만 엄마표 영어라는 경험으로 전업주부가 45세에 처음으로 세상에 나와 15년 차 학원운영을 하며 올 해엔 책 한 권을 출간했다,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이미 평범하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제가 평범합니다.     

그냥 욕망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거든요.

듣고 말하는 영어에 대한 욕망이 두 아이를 엄마표 영어를 하도록 만들었고

일하고픈 욕망이 공부방을 창업하게 했고

저의 운영방식에 확신과 믿음이 있어서 글로 말로 세상에 전파하다 보니 책을 출간하게 된 것 일 뿐입니다.   


 





책을 쓰는 것은 제겐 행복한 시간들입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서 글을 썼습니다.

새벽에 글을 쓰며 그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출근 전에 카페에 들러 글을 쓰고 시간에 쫓겨 후다닥 노트북을 닫고 출근해야 했지만, 출근길 한 두곡의 노래를 들으며 걷는 그 순간엔 늘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일을 끝내고 퇴근해서 돌아오면 몸은 슬라임처럼 리클라이너에 퍼졌지만

이 말 한마디는 꼭 해야겠다 싶어 다시 노트북을 열고 기어코 그 한 줄을 썼습니다.

어찌 될지 모르고 우선은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마음으로 우다다다 책을 쓰는 일에만 집중했을 뿐 그 이후의 전개에는 영 관심이 없었나 봅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기보다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라 몰랐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저는 그냥 부딪히는 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터여서 다음 장은 어찌 되겠지 하는 심정이었던 것이 맞습니다.     


책 출간 이후 12월, 1월을 전국을 다니며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그건 또 다른 경험이고 행복이었습니다.

말은 글과는 달라서 내 입에서 나가는 순간 사라지지만 그 순간의 느낌은 글보다 더 강렬했습니다.

바로 앞에서 독자들의 숨결을 느끼며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카페에서 글을 쓰던 루틴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주중에 이틀은 ktx에 몸을 싣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녔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ktx에서 바라보던 노을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돌아가려고요.


다시 나의 새벽으로

나의 카페로

나의 노트북으로

쓰다가 말아서 아직도 깜빡이며 기다리고 있을 나의 커서로

alone again natur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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