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시작,
듣기에 최고 좋은 재료는 영화(1)

영화

그들의 생활과 문화, 사상이 그대로 녹아있다.


영어는 듣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누누이 외치고 있는데 그럼 듣기에 가장 좋은 재료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영화라고 말한다. 오직 영화, 영화보다 더 좋은 듣기 재료는 이 세상에 없다. 영어시작을 하는 그 대상이 아직 어린 6,7세라면 그 나이에 볼 만한 만화영화나 애니메이션 동영상들이 최고의 재료다. 왜 영화를 봐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에 관한 답변만으로 2박 3일 얘기할 수 있지만 대답 대신 외국어의 소리를 채울 때 영화를 빼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되묻고 싶다.

아이가 태어나서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영어를 어떻게 배울지 답이 있다. 아이는 태어나서 요람에 누워서 세상을 본다. 아이 앞에는 무대가 좍 펼쳐지고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주연은 엄마 아빠 가족들, 조연은 가끔씩 등장하는 가족들의 지인들, 그리고 거실에 켜놓은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들, 드라마,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의 등장인물들, 그리고 광고 화면들, 그것들의 내레이션 등등. 아이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대화와 내레이션과 음악들로 채워진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엄마와 아빠는 주연임과 동시에 화면에서 튀어나와 자신과 상호작용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아이는 엄마 아빠의 행동을 보면서 그 행동과 함께하는 소리를 듣는다. 엄마 아빠의 행동과 함께 내뱉는 언어들, 그것을 아이는 보고 듣는다. 그 언어들이 아이의 머리에 차곡차곡 쌓이며 아이는 엄마 아빠를 이해하고 모국어를 이해하는 것이다. 어떤 행동과 어떤 표정과 어떤 상황에서 어떤 소리를 내뱉는지 아이의 눈과 뇌에 그대로 쌓인다. 아이는 소리보다 먼저 책을 통해 모국어를 익히지 않는다. 외국어인 영어도 똑같은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이 좋은 이유


언어는 그 원어민들의 생활은 물론 문화와 삶, 생각 그 자체다. 물론 책 속에도 그들의 생활과 문화가 다 들어있다. 하지만 책은 행동과 감정을 글로 묘사한다. 아이가 그 행동과 감정이 묘사된 글을 이해하려면 이미 그 단어들의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하는 데 그게 가능한가?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그 행동을 나타내는 영상 대신 그림으로 표현된 그림책을 읽히는 것이다. 그림책에는 캐릭터들의 행동과 감정들과 그 표정이 색채와 그림으로 표현되고 내레이션처럼 대사들이 책 아래에 펼쳐진다. 아이들은 엄마가 읽어주는 내레이션을 듣고 있지만 눈은 그림에 가 있다. 그림을 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 소리의 의미를 마음껏 상상하고 유추하는 것이다.

책은 소리를 먼저 채운 후에 만날 매체이다. 그 어느 아이도 모국어를 책으로 먼저 만나지는 않는다. 외국어인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소리를 채우기에 가장 좋은 환경은 원어민이 가득한 곳에 속해 있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같은 efl(영어가 실생활에 사용되지 않은 환경) 환경에서는 불가하다. 그렇다면 인위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 주면 된다. 원어민이 가득한 곳에 갈 수 없다면 그들의 생활과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그들의 영화를 보는 것이 차선으로 좋은 방법이다. 그들의 영화 속에는 그들의 생활이 그대로 녹아 있고 그들은 주연으로 행동하며 대화를 나눈다. 아이가 태어나서 자신의 눈앞에 무대가 펼쳐졌듯이 영화 속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주연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영어를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 영어 소리를 채우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는가? 원어민들이 어떠한 시추에이션 속에서 행동하며 내뱉는 소리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이 영화 말고 또 있다면 그것을 내게 좀 알려달라.


마틸다.jpg 우리 온 가족이 사랑한 영화--마틸다(네이버 캡처)






듣기에는

듣기를 위한 듣기와 읽기를 위한 듣기가 있다.


영화를 보며 영어의 소리를 채우는 것은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귀를 열기 위한 듣기이다. 즉 오직 듣기를 위한 듣기라고 나는 말한다. 이와는 다르게 책을 읽기 위한 듣기가 있다. 파닉스를 배우며 음가를 익히고 책을 읽기 위해 하는 듣기가 그것이다. 물론 책도 읽어야 해서 책 듣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나 영상을 통한 듣기는 배제된 채 오로지 책을 통한 듣기만을 하는 것은 듣기를 위한 듣기라기보다는 읽기를 위한 듣기라고 말해야 한다. 딸과 집에서 영어를 할 때 영화도 보고 책 듣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비율로 따지면 당연 영화보기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처음 시작 땐 3시간 중에 거의 3시간이 영화보기였고 책 듣기는 20분 정도였다. 문자 인지가 빠른 아이였기 때문에 책 듣기도 같이 진행했고 결과도 좋았다. 딸은 책 듣기를 통해서 영어 글자를 익혔다. 마치 한글을 배울 때 내가 저녁마다 한글 동화책을 읽어주기만 했는데도 한글을 깨친 것과 똑같은 원리다. 딸은 책 듣기를 통해서 영어를 읽게 됐고 시간을 할애해서 영어책 읽는 시간도 넣었지만 언제나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역시나 영화보기였다. 처음엔 영화를 보는 것으로 귀를 열어야 한다. 책은 나중에 읽더라도 급선무는 귀를 여는 것이다. 귀가 열리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눈을 열기도 좀 더 수월하다. 많이 들은 아이가 책 읽기가 훨씬 수월함을 따로 증명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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