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시간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은 역시나 시간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밀고 지나간다.
조용히, 꾸준하게 쉼 없이
슬픔도 기쁨도 고통도 행복도 시간 앞에 차별 없다.
무자비하고 공평하다.
영원히 어린아이일 것 같은 아이들도 자란다.
아이들이 자라고도 아직 내 인생은 한참이나 남게 된다.
그 시간, 원래 내 것이었지만 나를 위해 쓸 수 없었던 시간들이 돌아온다.
10년만 더 젊었더라면 좋았겠지만 무엇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도 아니다.
사실 너무 늦은 나이란 애초에 없다.
문제는 시작하느냐, 하지 않느냐 이다.
66세에 대학을 준비하는 재희 씨
인생이 얼마나 긴지 66세 재희 씨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66세의 재희 씨는 1955년, 너무도 가난한 집에 둘째로 태어났다.
재희 씨는 바로 위에 두 살 터울의 오빠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 오빠는 장남이었고 재희 씨의 밑으로는 줄줄이 동생들이 태어났다.
재희 씨는 위로는 오빠, 그리고 아래로는 동생들을 위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돈벌이를 해야 했다.
아버지는 재희 씨를 가르치지 못한 것에 평생 마음이 아팠지만 현실에서는 달리 답이 없었다.
재희 씨도 공부는 포기한 채 양장점에 취업해서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돈을 집살림에 보탰다.
세월이 흐르고 재희 씨는 결혼을 하고 남매를 낳아서 키웠다.
변변한 살림살이가 아니라서 재희 씨는 늘 일을 해야 했다.
이런저런 일을 하고 고생을 하며 두 아이를 대학에 보냈다.
재희 씨는 배우지 못한 것에 늘 설움이 있고 한이 맺힌 사람이었다.
그 한을 풀고 싶었으나 방법을 몰랐다. 두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해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재희 씨는 배움에 대한 갈망을 풀기 위해 방통중학교에 입학했다.
재희 씨의 나이 60세 때이다.
재희 씨는 자신이 너무 늦은 나이에 쓸데없는 짓인가 머뭇거리기도 했을 텐데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는
간절함이 그녀를 학교로 이끌었다.
입학하고 보니 그 학교에서 재희 씨의 나이는 청춘이었다. 70세가 넘는 학생도 있었다.
재희 씨는 방통중학교를 졸업하고 방통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재희 씨는 올해 방통고등학교 3학년 졸업반이다. 배움에 대한 갈망과 한을 어느 정도는 풀었다.
이대로 만족할까, 대학을 갈까 고민했는데 사이버 대학에 그녀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학과는 그녀를 위한 과였다. 재희 씨는 마음을 굳혔다. 대학을 가리라,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리라.
그렇게 결심한 그녀, 재희 씨는 올해 66세이다.
재희 씨가 휴학 없이 졸업을 한다고 해도 71세는 돼야 가능하다.
나이를 생각하면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66세에 자신이 원하는, 또는 필요한 공부를 위해서
대학을 가는 것에 "무모한" 또는 "너무 늦은" 따위의 형용사는 집어넣으라.
66세에도 원하는 것을 모르거나 원하는 것을 알아도 두려워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다.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66세 재희 씨 에게 필요한 한마디는
드롭 더 비트. 레츠 고!!
비루한 시작이 위대한 결심보다 낫다
66세 재희 씨보다 훨씬 더 젊은 우리는 매번 결심한다.
새해가 되면 이런저런 결심을 하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봄이 가고 여름도 가고 가을 10월이 되면 올 해도 결심만 하다 한 해가 지난 것을 깨닫는다.
뭔가 올해는 준비가 덜 됐다. 내년엔 좀 더 준비해서 반드시 시작하리라 생각한다.
세상에 완벽한 준비는 없다.
그건 하기 싫다는 또 다른 표현이다.
매번 결심하지만 매번 제자리, 위대한 결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냥 시작하는 거다.
하고 싶은 뭔가가 있다면, 정녕 그것을 원한다면 그냥 그것을 시작하면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이 시간이 영원할 것 같지만 이 시간도 지나간다.
그리고 당신의 시간이 당신에게 다시 돌아온다.
원래 그 시간은 당신 것이었다.
식구를 위해, 아이를 위해 바쳐졌던 시간들이 돌아온 것이다.
무엇을 하던 당신을 위해서 그 시간을 쓰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당장 시작하라.
무엇을 시작하지 않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도 길고
긴 인생 중에 어느 날 오늘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