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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해인 Sep 20. 2022

해브 어 굿나잇!

우리의 젊음은 불완전하기에 아름다워

박하맛 캔디를 으그적으그적 씹어대거나

흐드러진 언어 쪼가리를 물과 삼켜내서

한없이 나동그라지고 나동그라진다면

그건 우리의 피! 날! 레!


해가 뜨면 음영의 구석으로 모여

화장을 떡칠하고 고데기 돌돌 말아

서로의 겨드랑이를 부싯기처럼 빻아야 해

그러다가 그림자에게 발각되면

우리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말겠지?

그 역겨운 눈깔에 꽃향기를 뿌려

칙칙 젊은 청춘의 낌새를 구석구석에 뿌려

폴폴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젊음을 모조리 양도해야하지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우리가 잘도 실어나른

우리가 밤을 지새워 찾았던

대롱대롱 목을 맬 때조차 벅차올랐던

우리의 젊음이여 굿바이


오늘과 내일은

어제와 그저께

붙잡았다고 믿은 밤의 실상은

온통 붙잡힌 것 뿐이여서

쓸모없이 상냥하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썅년 눈탱이를 마주보고는

라벤더를 입에 물고

소리 높여 사랑을 외치는 것 뿐이랬어


울어.

제발 울어.

두 눈이 퉁퉁 불어 그대로 익사하면

네 시체를 건져 꼭 껴안고는

다시 한번 사랑을 외칠 터이니.


유년에게 정신병은 불가항력

우리는 미쳤고

그래서 소중해

지랄맞도록 캄캄한 오늘밤도

아삭아삭 자살을 노래했던 어젯밤도

결국은 한 여름밤의 노스텔지아


그러니 오늘밤도!

다들 좋은 밤 되시라!

해브 어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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