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와 심장과 용기
안녕 도로시야
커다란 마음을 온통 산산조각 내놓고는
수수깡 같은 파편을 주워
그것을 온통 너라고 여기는 가엾은 도로시야
두 귀를 서걱서걱 자르고는
남몰래 사랑을 속삭이는 도로시야
땅콩이나 씹어대는 옘병할 골칫덩이들에게
가랑이를 내어주는 도로시야
쉽사리 할 수 없는 말을 뱉고는
그 의미를 뒤늦게 망각하는 도로시야
노란 벽돌길 위에서
노래를 불렀던 암야를 기억하니
우리는 삐그덕거리는 구체관절인형
쇄골을 한 입 깨물어
피를 머금은 아가리에서는
싱싱한 딸기향이 나
못난이 코주부 마녀도
주둥이에선 싸구려 딸기향이 나겠지
나의 소원은 그뿐이야
그 향취를 간직하여
청춘이라 명명하는 것
너의 소원은 어때
그냥 이곳에 계속 나랑 있어주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