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국제회의하느라 부산을 떨었더니 한 주가 훌쩍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다. 벌써 수요일이라니.
오후에 갑자기 경영팀장이 다급하게 나를 찾는다.
“지사장님, 0000사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대요.”
“누구래요?”
“아, 그게... 저희랑 같이 회의 참석했던 기술책임자입니다.”
어? 그럼 나도 그 바로 이웃에 앉았는데??? 밀접접촉자네??? 클났다.
“음, 큰일이네. 어떡하죠? 일단 비상 시나리오부터 짜보죠.”
(1안) 밀접자 이슬라마바드 즉시 이동 후 선별진료 검사
(2안) 밀접자 이곳(AJ&K주)에서 출장검사 후 음성확인 후 도시 이동
1안의 경우, 만약의 확진일 경우 병세 악화에 대비 이슬라마바드 국제병원에 갈 수 있는 선택지가 확보된다. 다만, 가족동반 부임자가 확진일 경우 어떻게 격리해야 할지 고민되며, 확진자의 도시 간 이동을 초래했다는 이동금지령을 어기는 경우가 된다.
2안의 경우, 만일 발병 이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 현지에서 병원 진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험이 있게 된다.
일단 나를 비롯해서 팀장급 경영진 모두가 같은 회의실에서 대면회의에 참석하고 온 관계로 긴급 사무실 방역을 실시키로 하고, 출장검사를 요청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장 코로나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으며, 최근 오미크론 증세로 봤을 때 중증자가 나올 확률이 매우 낮으며 섣부른 이동 시 가족 간 감염이 우려되므로 감염 여부를 확인 후 이동키로 했다.
PCR 출장 검사요원 회사 도착. 사정없이 코를 찌르는 사진이라, 자체 검열을 조금 했다.
다음날 목요일(1.27) 오전에 출장 검사요원이 회사에 도착했다. 해당일 회의에 참석한 직원 모두가 검사대상이었다. 백신도 맞았는데 설마 걸렸겠어... 이 또한 넘어가겠지... 했는데.... 운영팀장이 오늘부터 감기 증상이 있다고 했다. 다행히 나는 음성이었는데 결국 같이 회의 참석한 운영팀장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동선이 늘 우리와 동일한 현지 운전기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운전기사는 전조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무증상 확진자였다. 아, 저런. 올 것이 왔구나. 어쩌지. 나도 운영팀장이랑 1주일 내내 밥도 같이 먹고 차도 같이 타고 왔는데... 확진 판정난 운영팀장 건강 걱정보다는 내가 옮지 않았나 내 걱정이 먼저 되는 걸로 봐서 나도 훌륭한 리더는 아닌가 보다. 어쩌랴. 살 사람은 살아야지.
운영팀장은 몸상태가 병원 갈 정도도 아니니 현지 숙소에 남아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했다. 확진 상태에서 이동할 차편도 마땅찮고, 가더라도 자녀들이 어려 자택 내 감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사실 내가 확진 판정 나오게 되더라도 발전소 내 숙소 자가격리를 택할 거라고 말해와서 그게 합리적이라 생각돼서 그러기로 했다. 운영팀장은 빼고, 코로나 걸린 운전사는 열외시키고 다른 운전사로 교체하여 금요일에(1.28) 이슬라마바드로 출발.
원래 이번 주말은 한국은 설 연휴, 나는 파키스탄 입국 한 달째가 되는 의미 있는 주말이라 재 파키스탄 파견 직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약속된 주말이었는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파투 났다. 파키스탄 내에서 한국인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바이러스 앞에선 개뿔. 다 똑같다. 코로나 앞에서 세계인은 평등하다...
나는 안 걸려서 다행이야 하면서 본사에 감염자 발생 보고서도 보내며,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라고 해놨는데... 토요일 저녁부터 몸이 으슬으슬 아프다. 응??? 발열, 몸살, 두통, 인후통??? 어... 안 되는데... 코로나 증상이랑 똑같네...???
다음날 일요일(1.30) 오전, 나아질 기미가 없어 팀장들한테 내 증상을 알렸다. 정비팀장도 몸살기가 있단다. 출장 검사요원을 다시 호출했다.
합격증 아니다. COVID-19 "Positive". 2021.1.30.일요일 오후에 받음.
오후에 뚝딱 결과가 나왔다. 전혀 긍정적이지 않은 “Positive”. 이미 예상했던 바라 놀라지도 않았다. 다행히 정비팀장은 음성이란다. 아 젠장. 나도 현지 숙소에서 오지 말 것을. 먹을 거도 없는데 나 혼자 어떻게 자가 격리한담. (숙소에는 요리사라도 있지만.)
[월요일(1.31)]
증세가 심해진다. 열도 나고 몸살기도 나서 걷기도 힘들고 손 뼈마디가 쑤시고.. 머리도 아프고.. 맑은 콧물도 나고 목이 뻣뻣해진다. 바이러스 질환은 약 먹는다고 낫는 게 아니란 거 알지만 당장 힘든데 어쩌냐. 일단 해열진통제부터 먹었다. 하루 종일 잤다.
[화요일(2.1)]
새벽에 너무 아파서 깼다. 열나고 몸살 나는 증상은 조금 덜한데, 목이 너무너무 아프다. 안에서 불타는 증상이다. 침만 삼켜도 너무 고통스러워서 자다가 무의식 중에 꼴깍 침 삼키다 그 고통에 깨는 것 같다. 침대에 베개를 받쳐놓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도로 잠들다 깨다 그랬다.
파키스탄 투자회사 중 하나인 이슬라마바드에 본사가 있는 0000회사에서 자가격리 위문품을 보내주었다. 밥, 육개장, 김치, 계란전 등 한식 풀세트. 아, 당분간 굶어 죽지는 않겠네ㅡ 목은 아프지만 냄새 맡는 거 맛보는 거 아무 지장 없고 모처럼 갖춰먹는 한식은 무척 맛있었다.
[수요일(2.2)]
새벽에 통증으로 깨는 건 여전하다. 다만 이제 발열 몸살 기운은 싹 사라졌다. 인후통 극심한 거랑 맑은 콧물이 가끔씩 나고 코가 막히는 것 말고는 많이 나은 것 같다.
오늘은 00파워에서 쌀이랑 김치를 위문품으로 보내주었다. 김치를 꽉꽉 눌러 거의 한 포기 정도나 주셨는데, 이걸 언제 다먹어 할만큼 많이 보내주셨다. 한국인은 김치지. 쌀이랑 김치만 있으면 질리지도 않고 먹고사는 건 문제없지요. 그런데, 목이 너무 부어서 조금만 매운 거 먹어도 심하게 아프다. 당분간 김치 안 먹을 건데, 그럼 뭐랑 밥 먹지?
[목요일(2.3)]
잠만 좀 푹 자도 빨리 나을 거 같구만 새벽마다 아파서 깬다. 자다 깨면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정도다. 아픈 데는 딱 한 군데. 인후통증. 그냥 있어도 욱신욱신 아픈데 침 한번 삼키면 난리가 나는, 딱 그런 통증이다.
아, 지금이라도 항생제를 먹어야 하나. 많이 아픈 거 같은데 병원을 가야 하나. 병원을 가려면 어떡하지? 나 코로나 환자인데? 받아주려나? 차는 뭘 타지? 내 전용차는 AJ&K주 현장에 가 있는데?
웬만하면 남의 손 잘 안 벌리는 스타일인데 이제는 의사 도움이 필요하겠다 싶어 플라잉닥터스 고객센터를 두드렸다. 플라잉닥터스는 회사에서 계약을 맺고 있는 해외근로자 의료서비스이다. 카톡으로 의료진 상담채널을 열어준다.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니, 전형적인 오미크론 증상이라고 하면서, 진통제 먹고 견디라고 조언해준다. 병원가도 해 줄 수 있는 게 없단다. 다만, 후두 통증에서 폐 쪽으로 전이가 넘어가면 심각해지니, 옥시미터를 구해서 산소포화도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준다.
지금이라도 병원엘 가야 하나 생각하며 속옷도 챙기고 샤워도 하고 입원 준비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차, 그러면 그렇지 뭐 병원 가도 할 것도 없는데 걍 맘이나 편하게 집에 있자 생각하니 편해졌다.
설마 죽겠냐. 시간 지나면 낫겠지. 이번 코로나 전파 사건에 한국인 확진자가 나까지 총 4명인데 내가 제일 아픈 거 같다. 나머지 확진자는 증상이 대부분 사라져서 오늘 PCR 검사받고 격리 해제할 거라고 했다. 나는 이 지경이면 한 주 뒤에 받아도 장담하기 힘들겠는걸....
코로나는 넓게 본다면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 결국 감기의 한 종류이다. 바이러스 질환은 감염 초기 특정 바이러스에 작용하는 항바이러스 제재를 제외하면 사실 약이 없으며 특히 지금처럼 세포 내에서 자리를 잡아버린 상황에서는 더더욱 치료제가 없는 게 상식이다. 코로나 감염증에 항생제를 처방해주는 것은 바이러스 1차 감염 이후의 박테리아, 세균성 2차 감염이 우려되거나 2차 감염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예방 및 치료 목적이지 절대 바이러스 제거목적이 아니다.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기능이 0.1도 없다.
감기약 역시, 바이러스를 죽이는 기능이 없다. 그냥 콧물 나면 콧물 막고, 기침 나면 기침 막는 제 증상을 완화해서 몸이 너무 힘들 때 그걸 좀 덜어주는 역할일 뿐이다. 그래서 견딜 수만 있으면 가급적 약을 안 먹는 게 좋다는 이유이다.
약은 먹어본들 안 낫는 거 알고 있고, 그럼 어쩐다... 뭘 먹어야 낫지? 몸을 따뜻하게 하고 생강차를 마시랜다. 싱싱한 과일도 많이 먹고 비타민도 공급하랜다. 타국에서 혼자 갇혀있는데 뭘 어디 가서 사 오라고. 어쩐다 고민하다가, 아, 여기도 배달이 되려나 싶어 푸드판다라는 음식배달앱을 뒤져보니 식료품 배달도 된다. 심지어 무진장 싸다. 대충 한국의 1/4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그래, 임금이 이렇게 싼데 먹거리라도 싸야 국민들이 먹고살지...
이 만~큼 배달시켰는데 배달비 포함해서 4,500원(700루피). 먹거리는 싸다.
사는 김에 줄줄이 사봤는데, 저거 다 합쳐서 한화 약 4,500원. 싼데 심지어 싱싱하다. 다만, 이 나라 야채류의 특징이 엄청 쪼꼬맣다. 농사지을 때 비료, 농약을 쓰는 팍팍 쓰는 나라가 아니라서(쓸 돈이 없어서) 자연식대로 짓다 보니 원래 그 정도밖에 안 자란단다.
어쨌든, 오늘부터 진짜 생강으로 우려낸 생강차. 이제 좀 낫자. 나도 밖에 좀 나가자.
[토요일(2.4)]
아직 인후통증은 여전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목소리가 완전히 맛이 갔다. 쉰 소리로. 후두까지 몽땅 염증이 번졌다는 증거겠지. 코로나 걸렸다는 소식이 한국까지 전해져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갑자기 엄청 걸려온다. 그런데... ㅠㅠ 나를 걱정해주시는 건 좋은데 전화는 안 했으면 좋겠다. 한 마디 하는 거 자체가 힘든데 그냥 문자만 주셔도 좋은데. 마음은 정말 무한정 고맙지만 우얏든 목 아픈 사람한테는 전화하지 말자...
어제는 설비 현장에서 팀장님들이 이슬라마바드 센터로스 집으로 복귀했다. 복귀하면서 요리사 빅터가 싸준 반찬들이 넉넉하게 도착했다. 아니 이걸 혼자 다 어떻게 먹어 싶을 정도로 많이 싸줘서 조금 당황하긴 했는데, 어쨌든 다음 주 1주일 버틸 반찬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김치는 너무 많이 싸줘서 김치찌개를 끓여먹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넘친다. 모자란 것보단 살짝 남는 게 좋지... 암암... 먹고 자는 문제는 해결했으니 이제 낫기만 하면 된다.
[일요일(2.5)~]
발병 이후 처음으로 새벽에 안 깨고 잘 잤다. 통증이 완전 가신 건 아닌데, 침 삼키면 불 타오를 정도로 아픈 건 아니다. 확실히 낫는다는 느낌이 있다. 사나흘만 더 있으면 바이러스도 내 몸을 떠날 듯하다.
생강차가 도움 되는 것 같아서 푸드판다에서 생강을 왕창 샀다. 민트 사탕도 사고, 꿀도 사고 목에 좋다는 것도 안 아끼고 왕창 샀다. 그래 봤자 얼마 안 한다. 공산품이 비싸지 먹는 건 싼 나라니까.
아픈 사람한테는 맑은 공기, 따스한 햇살이 중요하다는데, 이 나라는 그런 측면에선 영 낙제점이다. 공기.... 갑갑하다. 창밖을 보면 당최 창문을 열고 싶은 마음이 0.1도 안 든다. 환기했다간 더 나쁜 공기만 가득 들어올 것 같은 모양새이다. 그래도 현지인들 말을 들어보면 이슬라마바드는 주요 도시 중 공기가 가장 좋은 축에 속하는 도시라고 한다. 카라치나 라호르 같은 인구밀집 도시는 특히 겨울철에 대기질이 너무 나빠 외출금지령이 내릴 정도라고 하고, 실제로 간간이 심한 스모그에 대한 뉴스가 외신에 보도되기도 한다.
파키스탄이 공기질이 안 좋은 이유는 여느 중후진국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배기가스 규제가 느슨한 오래된 연식의 중고차가 많고, 겨울철이 되면 국민들이 나무, 석탄, 폐타이어 같은 것들을 태워 난방을 하기 때문에 인구밀집지역의 공기가 나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처럼 노후차량 지원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국가재정이 여유 있는 것도 아니고(물론 요즘엔 우리나라도 코로나 때문에 다른데 눈 돌릴 겨를이 없을 것 같지만) 겨울철 국민 난방연료는 도시가스 보일러나 열병합 공동난방, 아니면 축열식 전기보일러 등이 보급되어야 해결될 것 같은데, 이 나라 주거지 사정 생각하면 내가 생각해도 엄두가 안 나는 해결책들이다. 전기요금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나 정도 소득이 되는 사람도 전기요금은 생활에 부담이 될 정도라 전기난방은 꿈꾸지 않는 게 좋다.
새벽안개 아니다. 미세먼지다. 2022.2.6.월. 17:13 이슬라마바드 센터로스 아파트 거실에서 촬영.
코로나 투병일지를 적다가 말이 샜다. 느긋하게 격리요양을 하고 싶은데 창밖을 보니 갑갑한 마음만 들어서 그랬다. 사진을 봐바라.... 창 열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라호르보단 낫지만, 공기 질 최악이다.
아무튼, 오늘부터는 조금 살만하다.
어쨌든 1주일만 버티면 살아서 격리 해제될 수 있겠고, 이제 코로나 예방주사 같은 건 안 맞아도 되겠구나. 인후통증만 아녔으면 되려 고마웠을 수도 있었을 텐데. 역시 안 아픈 게 최고다. 아프면 나만 서럽다.
[목요일(2.10)]
인후통도 아직 있고, 잔기침도 여전히 있지만 발병한 지 12일째라 코로나 바이러스 PCR 재검을 받았다. 좀 비싸지만, 출장 서비스가 가능하다.
오전에 검사 오겠다고 연락이 왔고, 10시경 검체를 채취해갔다. 오후 4시쯤 되니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음성”. 역시 사설 검사로 의뢰하니 간편하고 무지 빠르다. 돈이 좋긴 좋구나~. 이 나라 물가 생각하면 엄청나게 비싼 비용이긴 하지만, 공공의료 검사를 받을 생각하면 왔다 갔다 교통비, 시간, 대기기간 및 인파들 속 재감염 등 영 내키지 않는다. 그냥 돈 좀 쓰고 말자. 어차피 한 번인데. 열흘 이상 지났는데 자연소멸 확신이 들었지만, 그래도 증명서가 있어야 안전하지. 그래도 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든다.
이렇게 부정적(Negative)인 보고서가 이렇게 반가울 수가. 코로나 PCR 음성 확인서 발급! 2022.2.10.
[월요일(2.14)]
2주간의 감금 끝내고 드디어 정상 출근이다. 역시 사람은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집돌이 성향을 가졌지만 한 공간에 그냥 그대로 박혀 있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여전히 말이 잘 안 통해서 만날 때마다 살짝살짝 두렵긴 하지만 그래도 현지 직원들 얼굴 보니 반갑다. 내가 반가울 리 없겠지만(나=지사장=조직 최고 책임자. 상사가 회사 오면 누가 반갑냐....) 다들 진심 나를 반겨준다.(또는 반겨주는 것처럼 보인다.)
생활은 정말 아무 지장이 없는데, 바이러스도 없다는데 잔기침이 완전 끊기진 않았다. 그래서 살짝살짝 눈치가 보이는데 어쩌랴. 왜 나만 늦게 낫냐. 뭐, 암튼 잔기침 가끔 간질간질한 거 말고는 다행히 별 특이증상은 없다. 누구는 피로감이 오래가고 누구는 냄새못맡는 증상이 오래간대는데, 나는 그런 거 없다.
[그 다음주 월요일(2.21)]
감염 22일 차. 잔기침이 멎었다. 정확히 언제 멎었는지는 잘 기억 안 나는데, PCR 음성 확인받은 후 거의 1주일 정도 더 조금씩 콜록대다 자연스레 멎은 것 같다. 자각증상 후유증은 이제 하나도 없다. 백신 2차까지 맞았고, 걸린 거니까 3차 접종으로 쳐 주겠지. 이제 백신 안 맞을 생각이다. 백신 맞아도 걸리고 안 맞아도 걸리고.... 괜히 백신 맞아 생고생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각에는 백신이라도 맞아서 중증으로 안 갔다는데... 나는 충분히 중증같이 고생했다. ㅠㅠ 그 말도 믿음이 안 간다.)
뭐, 쓰다 보니 내 얘기만 중심으로 썼는데, 다행히 소내 직원들의 추가 확진은 없었다. 사실, 코로나 검사를 아주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개별 검사비용이 무지 비싸기 때문에 소소한 감기 증상 모두에 일일이 출장검사를 신청할 수는 없었다. 내가 격리되어 있는 동안에 소소한 감기 증상을 보이는 직원들이 서너 명 더 나오긴 했다는데 다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라 사나흘 격리 이후에 다들 잘 출근해서 근무했다고 한다. 안전보건 매니저에게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경우를 대비해서 비상근무조를 짜 두라고 지시해놨는데 그거 써먹을 필요가 없이 마무리가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얘기를 들어보니, 작년에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기 전에 상당숫자의 직원들이 이미 감염되었던 터라, 이번 오미크론 파고는 덜 고생하고 넘어가는 듯했다. 작년에 코로나를 심하게 앓은 직원은 열 발자국도 못 걸을 정도로 호흡이 악화되어 실려가기도 했고 직원 가족을 코로나로 직접 잃은 사례도 많았다.
어쨌든, 파키스탄의 오미크론 최대 파고 시점에 나도 동참하면서 파견기간 최대 위기였을 수도 있는 코로나 사태는 잠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