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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May 04. 2023

굴미트(Gulmit)와 파수(Passu) 마을에 가다

한국식 감자 수제비와 파수 빙하

 후사이니 출렁다리를 관광하고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나무 공예 상점. 보석도 같이 판다.



 딱 봐도 거북이, 여우. 마감이 엉성하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자연미가 있고 귀엽다. 짐 싣고 다닐 부담이 안 되었다면 하나쯤 샀을 것 같기도 하다.



 미니미니한 개선문 같은 마을입구를 지나니,



오늘 점심을 예약한 Gulmit Guest House가 나온다.


[참고로 굴미트(Gulmit)는 파키스탄 길깃-발티스탄에 있는 고잘(Gojal)의 본부 역할을 하는 마을로, 어퍼 훈자(Upper Hunza)라고도 하며 산, 봉우리, 빙하가 있는 역사적인 마을이다. 고잘(Gojal)은 훈자 구(Hunja District)의 하위 행정구역으로 고잘 계곡은 엄밀히 말해 훈자 계곡과는 구분된다.]


https://goo.gl/maps/zqRFr6x9ttmTaYEL6?coh=178572&entry=tt



대형견 두 마리가 겅중거리며 반기고(무섭다. 저리 가주라...)



 조경도 하늘도 너무나 예쁜 게스트 하우스.



 여긴 도저히 파키스탄 같지가 않다. 파키스탄은 좀 지저분하고, 우중충하고, 길바닥에는 쓰레기가 널려있고, 하늘은 기본 회색빛에, 공기는 매캐하고 먼지 많고 도로는 심심하면 막히거나 시위대가 타이어 쌓아두고 불을 지르고 무장경찰이 이유 없이 길을 막고 검문해야 좀 파키스탄 다운데 말이지...


 훈자는 발 닿는 곳마다 매우 깨끗하고, 자연은 웅장하고 모든 사람이 친절하다.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과 우리 일행
한국식 감자 수제비와 훈자 워터


 오늘 점심은 특별식으로 한국식 감자 수제비. 참고로, 훈자 지역은 감자농사도 많이 짓는다. 고산지대다 보니 우리나라 강원도 감자 생각하면 비슷하지 싶다.


 게스트 하우스 주인아저씨는 영어를 썩 잘하신다.


 "아이구, 한국 손님들 오셨는데 김치를 준비 못해서 죄송해요~"


 "아, 괜찮아요. 저희, 한국식 수제비를 훈자에서 먹게 될 거라고도 상상도 못 하고 와서요~"


 훈자, 의지의 한국인들이 꽤나 많이 오는 덴가보다. 이 게스트 하우스 주인께서 한국인 손님을 특별관리하고 한국식 레시피를 준비할 정도이니. 음. 그럼, 내 여행기도 레어템은 아니겠네?


 어쨌든, 이 날 감자 수제비는 100% 한국식 수제비 맛과 똑같았다. 훈자까지 와서 한국의 맛이 그리우면 이 집 추천.


 아참, 감자 수제비에 곁들인 물컵은 "훈자 워터". 이거 나름 스토리가 있다.


 "훈자 워터"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 여과 없이 마시는 빙하수. 얼핏 들으면 빙하수는 깨끗할 것 같지만 빙하수는 회색 빛을 띠는 흙탕물이다. 그걸 조금 침전시켜서 미네랄이 아주 많은 상태에서 그냥 식수로 쓴다. 알칼리성에 다수의 광물질이 이온화된 상태의 특수한 성질의 물이라고 한다. 훈자 사람들은 이 물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믿는다.(훈자는 100세 이상 장수노인의 비중이 많기로 유명하다.) 굳이 "훈자 워터"를 일부러 찾아서 마시지 않는 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페트병에 든 물을 사 마신다. 나도 빙하수를 직접 마셔볼 시도는 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오자마자 조심했는데도 물갈이를 크게 해서, 굳이 모험해보고 싶지는 않았다.


 둘째, 훈자 계곡 개별 가정에서 만드는 밀주를 칭하는 말이다. 파키스탄은 금주국가로 음주가 허용되는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길깃 발티스탄 지역은 무슬림 비중이 여전히 많지만 원리주의 무슬림이 아니라 종파가 상당히 다르고 종교적으로도 술이 허용되는 지역이다. 그런데 술을 술이라 말하면 안 되니, "훈자 워터"라는 은어가 쓰인다. 한 때 우리나라도 금주령이 있었을 때, 술을 "곡차"라고 부르던 느낌하고 비슷한 것 같다. 배경 이런 탓에, "훈자 워터(술)"는 꼭 하나의 레시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훈자 워터"는 길깃 발티스탄의 포도, 뽕나무, 사과, 살구 등등 다양한 지역 와인과 증류주의 총칭으로 만드는 방법은 집집마다 다르다. 그래서, 훈자 가서 "훈자 워터" 마시고 왔다는 사람 말 들어보면 술맛 품평이 각양각색이다. 그럴 수밖에. 같은 술이 아니니까.


 이 날 "훈자 워터(술)"는 가이드님이 살짝 구해다 주신 살구 술(?)이었는데 굳이 표현을 하자면 소주에 물을 타서 살구를 띄운 맛(?) 정도가 났다. 도수는 체감 5~6도 정도? 참고만 하셔라. 다음에 "훈자 워터"를 드실 일이 있어도 도수도 맛도 천차만별일 테니.





 한국식 감자 수제비를 맛나게 먹고 다시 출발.


"WELCOME TO PASSU" 



 파수(Passu)가 뭔가요???


파수(Passu)는 파키스탄 북부 길기트 발티스탄 지역의 고잘 계곡 어퍼 훈자(Upper Hunja)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파키스탄 훈자 상부에 있는 카라코람 하이웨이를 따라 위치한 Passu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광대한 풍경과 7,478m(24,534ft) 높이의 Passu Sar 산, Passu 빙하, 투퐆단(Tupopdan, 6,106m)의 경치 때문에 파키스탄과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Passu


 여기서의 관광 포인트는 파수 빙하(Passu Glacier) 되겠습니다.


[ 파수 빙하 ]
파수 빙하는 길이가 20.5㎞이고 면적이 115㎢에 걸쳐 있습니다. 맨 끝에 보이는 봉우리는 7,478m(24,534ft) 높이의 Passu Peak입니다. 1978년 파키스탄-일본 육군 합동 원정대의 일원이었던 캡틴 셰르 칸(이후 대령)이 처음 등정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Passu_Glacier


 여기서의 관광 포인트는 산이 아니라, 저 아래 빙하. 엄청나게 큰 얼음덩어리다.

 Passu Peak는 눈보라 치는 왼쪽 빙식침봉이 아니라, 오른쪽의 완만한 모양의 큰 봉우리다. Passu 빙하와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기까진 작가 직찍 스마트폰 망원 샷
요건 구글에서 긁어온 쉬스파레 근접 샷. 마치 누가 일부러 조각한 것 같다.


 산 첨봉에서는 블리자드가 생겨 신비감을 더하고 있다.

 아래쪽에서는 잔잔한데 위쪽에선 바람이 꽤나 이나보다.(아니면 눈이 강한 햇빛에 승화된 수증기일수도 있다.)

 매우 특이하게 생긴 빙식침봉이구나.  딱 봐도 유명하겠네. 이름은 알고 갑시다.


쉬스파레(Shispare)는 파키스탄 길기트발티스탄 지역 카라코람 산맥의 최서단에 있는 바투라 무즈타그 산맥의 높은 산봉우리 중 하나입니다.(7,611m, 세계에서 38번째 높은 산)
이 봉우리의 이름의 다른 형태로는 쉬스파레 사르(Shispare Sar)와 쉬스파레 사리(Shisparé Sari)가 있습니다. - 위키피디아 영어 설명 발췌 번역 편집 -


https://en.wikipedia.org/wiki/Shispare


스위스 마터호른 비교 샷. 이 역시 작가 직찍.

 쉬스파레(Shispare)는 스위스 마터호른과 매우 비슷하게 생겼다. 마터호른 쪽이 훨씬 웅장하긴 하지만 전반적 느낌은 비슷하다. (마터호른이 궁금하시다면, 오늘 작가 작년 스위스 여행기를 참고하셔요~)


https://brunch.co.kr/@ragony/210


주변의 뾰족산들이 병풍처럼 느껴진다.



21km에 달하는 장대한 빙하가 관람 포인트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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