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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18. 2024

바르셀로나에서 꿀대구 먹어보기

비니투스(VINITUS) 음식점 방문기

 여정 7일 차. 2023년 12월 14일 목요일 점심시간.


 아침 늦게 늘어지게 자고 오전에 한 거라곤 미술관 한 곳 다녀온 게 전부인데 벌써 피곤하다.

 일단 뭐 좀 먹고 당 좀 채우고 움직이자고.


 찜해둔 식당은 안토니 타피에스 미술관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있는 비니투스(VINITUS)라는 음식점.

 나 말고도 다녀간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굳이 나까지 거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유명한 맛집에 찾아다니는 것 또한 여행의 큰 재미 중 하나니까 "나도 가봤다"에 동참해 보련다.


https://maps.app.goo.gl/ByKSKkzpSQnNJygt6



 어렵지 않게 찾아간 비니투스. 사시사철 외기온도 습도 적당하고 대기 깨끗한 유럽은 이렇게 노천 테이블이 아주 일반적이지만 더웠다 추웠다 연중 온도차 극심하며 황사 시달리는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사업 모델은 아니다.



 혼자 왔어요~ 하니까 바(Bar)로 착석을 안내한다.



 바 앞에 진열된 이것저것 화려하고 싱싱해 보이는 식재료들.


 일단 주문을 해 봅시다.

 바셀 가는 한국인의 사료, 꿀대구. 다수의 블로그 작가들이 바셀에 가면 꼭 먹어보고 와야 하는 환상적인 요리라고 했다.

 꿀대구 원래 풀 네임 ; BACALAO ALL I OLI MEL ; 어떻게 읽나? 바칼라오 알 이 올리 멜?? 어렵다 그냥 꿀대구라 하자. 심지어 여기 한국인들이 하도 많이 와서 "꿀대구" 한국어로 주문해도 알아듣는다고 했다.



 주문하고 금방 나온 꿀대구. 오늘의 주인공.



 그럼 제가 먹어보겠습니다. 앙~


 뼈하나 없이 뽀얀 속살만 잘 발라낸 대구살 요리가 달콤하고 담백하다.

 그런데.

 그런데에...

 ㅡ_ㅡ;

 짜다.

 짭니다. ㅠㅠ

 아니 이 담백하고 싱싱한 재료에 왜 이렇게 아낌없이 염장질을 했을까....ㅠㅠ

 소금 빼주세요 소릴 안 했구나.

 모든 스페인 음식은 짜다. 식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면 참 좋겠구만 왜 이렇게 소금맛만 강조할까.

 대구살 + 치즈 + 꿀 조합 꿀대구 요리는 매우 부드럽고 비린 맛도 전혀 없고 씹을 필요도 없이 살살 녹는다. 다만, 1인분이라 하기엔 양이 너무 적으며 짜다... 클라라 곁들이며 칼질 두 번 했더니 없다.





 나는 아직 배고프다.

 하나 더 시켜야지.


 바셀에서 유명하다는 문어다리 요리 주세요.

 정식 요리 명칭은 TAPITA DE PULPO ; 타피타 데 풀포 ; 문어 타피타



 으깬 감자 위에 저렇게 삶은 문어를 촤라락 올려줌.

 어떻게 삶은 건지 식감이 매우 말랑말랑 부드럽다. 잘 찢어지는 스펀지 같은 느낌.

 그런데. 역시나 짜며... 으깬 감자와 문어의 조합이 그리 조화된 맛은 아녔다.

 그저 한국인에겐 문어숙회 + 참기름이 최고야. (막걸리 추가면 퍼펙트)

 경험 삼아 먹어볼 만 하지만 애써 찾아 다시 먹어보고 싶진 않은 요리.



 25.30유로 되시겠습니다. 한화 약 3만 6천 원(당시 유로환율 1,430원 기준)

 좀 많이 쓴 것 같지만 바셀에서 마지막 만찬이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자.



 비니투스 식당 분위기는 매우 밝고 정갈하며 친절하고 좋았다.


 좀 비싼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여정 중 한 두 번은 이런 분위기 있는 식당도 괜찮지. 하지만 잘만 찾아보면 3~4유로에 타파스 골라먹는 음식점도 있는 곳이 바르셀로나니까 매끼 과소비는 부담스럽다.


 한국에서 먹던 해산물 요리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니 여행지에서 시도해 볼 만 하긴 하지만, 가급적 "소금 빼주세요" 주문해서 드시길 개인적으로 추천드린다.(단, 미리 염장된 재료로 만드는 거라면 불가능한 주문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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