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맞이 음식
5월 5일. 어린이 날이다. 어릴 적에는 어린이 날 받게 될 선물을 기대하며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어린이날 쉴 수 있다는 사실에 다른 의미로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며칠 전 소녀 같은 엄마가 '축 어린이날'이라고 하면서 어릴 적 소풍 갈 때처럼 김밥과 유부초밥을 알록달록 싸서 카톡으로 보내줬다. 서른 살이 넘었건 만 아직도 엄마는 우리가 여전히 엄마의 '어린이'라며, 한국 오면 이것저것 맛있는 음식을 해주겠노라 약속을 해 주셨다. 오야코동을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부모 자식 덮밥'이라고 하는데,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 부모님을 떠올리며 오야코동을 만들어 보았다.
오야코동(부모 자식 덮밥, 닭고기 계란덮밥) 2인분 기준
재료 : 닭정육 250g, 계란 2알, 쪽파 1대, 양파 작은 거 1개, 김밥김 반 장(데코용, 생략 가능), 식용유, 소금, 후추, 미림
간장소스 : 간장 4큰술(혹은 간장 2큰술, 데리야끼 소스 2큰술), 설탕 1큰술, 미림 1큰술, 청주 1큰술, (생략 가능-다진 마늘 1/2큰술, 참기름 1/2큰술)
1. 닭정육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주고 한 입 크기로 잘라준다. 소금, 후추, 미림 1큰술을 넣고 밑간을 해서 재워둔다. (닭 정육의 닭껍질은 본인의 취향대로 제거하거나 그냥 두어도 된다.)
2. 양파는 채 썰어주고, 쪽파는 쫑쫑 썰어준다. 데코용 김밥 김도 얇게 썰어준다. 계란 2알은 완전히 풀어주지 않고 반 정도만 풀어준다.
3.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밑간을 한 닭고기를 노릇노릇 구워준다. (만약, 닭껍질을 제거하지 않았다면 껍질에서 기름이 나오므로 기름을 두르지 않고, 껍질 부분이 프라이팬에 닿게 하여 구워주면 된다.)
4. 익혀준 닭고기를 접시에 잠시 옮겨 두고, 프라이팬에 양파를 넣고 볶아준다. 양파가 어느 정도 익으면 접시에 둔 닭고기와 간장 소스를 함께 부어준다. (간장 소스가 닭고기와 양파가 반 정도 잠기도록 자작하게 부어지면 적당하다)
5. 밥을 미리 밥공기에 덜어 둔다.(계란이 너무 익으면 안 되므로)
6. 소스가 부글부글 끓으면 불을 끄고, 반쯤 풀어준 계란을 프라이팬에 부어준다. 계란이 반쯤 익으면 미리 덜 어둔 밥공기에 덜어주고 쪽파와 김을 고명으로 올려준다. 완성!
락다운 전에 일본 음식점을 여러 군데 돌아다녀봤는데, 하나같이 실망스러운 맛이었다. 심지어 니스 여행 갔을 때도 여긴 좀 나을 것 같아서(주인이 일본인이길래) 들어갔다가 인생 최악의 가츠동과 라멘을 먹고 이제는 유럽에서 일본 음식점을 안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가 만든 것도 완전 일본식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내가 만든 게 그때 맛본 음식보다는 나을 것 같다.(가츠동의 계란이 스크램블 에그로 올라왔으니... 말 다했다.)
어린이날 내가 아닌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는 걸 보니, 나도 컸나 보다. 아마 결혼을 해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내 아이가 생긴다면 달라지겠지만, 아직도 나를 귀여운 '어린이'로 봐주는 엄마의 사랑을 생각해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