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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반려에도 결국 출판

혼자서 해낸 POD 도전기

by 챗언니 Mar 01. 2025

"입점 반려되었습니다."

또다시 받은 반려 메시지.
처음 한두 번은 실수였겠지, 수정하면 되겠지 싶었다.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반려를 받았을 때는 멍해졌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이번에도?’
‘대체 뭐가 문제지?’

폰트를 수정하고,
페이지 정렬을 맞추고,
표지 해상도를 보완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의 문턱 앞에서 또다시 멈춰야 했다.
점점 자존심이 상했다.

‘역시 덤벙거리는 얼렁뚱땅 나에게는 힘든 일이었어..."


반려 사유를 꼼꼼히 확인했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 싶어,
고객센터에도 문의를 남겼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몇 시간 뒤, 답변이 도착했다.

"폰트가 일부 깨지는 문제가 있어 수정이 필요합니다."

"표지 해상도가 다소 낮아 보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는 좀 억울했다.
퍼플에서 출판했을 때는 한 번에 승인받았었는데...
부크크에서는 왜 이렇게 꼬이는 걸까?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실수투성이인 나지만, 끝까지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반려되면 그냥 포기할까? 역시 나 혼자는 무리였나?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이번만큼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다시 점검하며 원고를 업로드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
이번에는 익숙한 반려 메시지가 아니라
전혀 다른 문장이 화면에 떴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도서 입점을 축하합니다!"

순간, 키보드 위에 올려둔 손이 멈췄다.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드디어, 드디어 승인이다.

긴장이 풀리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벅차오를까.
네 번의 반려 끝에 받은 승인 메시지는
그저 ‘출판 승인’이 아니라,
끝까지 해냈다는 증거였다.


무엇하나 진득하게 해내지 못하는 나에게 이건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기쁨 그 이상이었다.


출판 승인을 받은 후,
나는 가장 먼저 내 책을 직접 주문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이미 수십 번 읽고 수정했던 원고지만,
실제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일 테니까.

부크크에서는 작가가 직접 도서를 구매 하면 할인혜택을 준다.

한 권 구입해서 최종 검수 한 다음에 지인들에게 선물해야지!


"책이 도착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만든 그대로, 완벽하게 완성되어 올까?"

책을 받아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 기다림조차 설렘이었다.

마치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된 것 같은 기분.
작가이면서도, 동시에 독자가 되는 순간.


나는 부크크에서는  외부 유통도 신청했다.

부크크에서 승인된 책을
알라딘, 예스24 등 더 많은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하지만 여기서도 바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었다.
외부 유통은 또 다른 심사를 거쳐야 했고,
승인까지 최대 4주가 걸릴 수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출판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기다림은 여전히 계속되지만,
이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책을 내면 끝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이 출판되자마자 새로운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다.

책을 내는 것은 하나의 목표가 아니다.
책을 쓰고, 다듬고, 세상에 내놓는 과정 자체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이제 내 책은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다음 책은 또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까?

그리고 나는,
또다시 책을 만들 힘을 얻었다.


작가는 아무나 해?



그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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