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해낸 POD 도전기
"입점 반려되었습니다."
또다시 받은 반려 메시지.
처음 한두 번은 실수였겠지, 수정하면 되겠지 싶었다.
하지만 세 번째, 네 번째 반려를 받았을 때는 멍해졌다.
‘이번에도?’
‘대체 뭐가 문제지?’
폰트를 수정하고,
페이지 정렬을 맞추고,
표지 해상도를 보완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의 문턱 앞에서 또다시 멈춰야 했다.
점점 자존심이 상했다.
‘역시 덤벙거리는 얼렁뚱땅 나에게는 힘든 일이었어..."
반려 사유를 꼼꼼히 확인했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까 싶어,
고객센터에도 문의를 남겼다.
몇 시간 뒤, 답변이 도착했다.
"폰트가 일부 깨지는 문제가 있어 수정이 필요합니다."
"표지 해상도가 다소 낮아 보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제는 좀 억울했다.
퍼플에서 출판했을 때는 한 번에 승인받았었는데...
부크크에서는 왜 이렇게 꼬이는 걸까?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실수투성이인 나지만, 끝까지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반려되면 그냥 포기할까? 역시 나 혼자는 무리였나?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이번만큼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다시 점검하며 원고를 업로드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
이번에는 익숙한 반려 메시지가 아니라
전혀 다른 문장이 화면에 떴다.
"도서 입점을 축하합니다!"
순간, 키보드 위에 올려둔 손이 멈췄다.
몇 번을 다시 읽었다.
드디어, 드디어 승인이다.
긴장이 풀리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벅차오를까.
네 번의 반려 끝에 받은 승인 메시지는
그저 ‘출판 승인’이 아니라,
끝까지 해냈다는 증거였다.
무엇하나 진득하게 해내지 못하는 나에게 이건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기쁨 그 이상이었다.
출판 승인을 받은 후,
나는 가장 먼저 내 책을 직접 주문했다.
이미 수십 번 읽고 수정했던 원고지만,
실제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일 테니까.
부크크에서는 작가가 직접 도서를 구매 하면 할인혜택을 준다.
한 권 구입해서 최종 검수 한 다음에 지인들에게 선물해야지!
"책이 도착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가 만든 그대로, 완벽하게 완성되어 올까?"
책을 받아보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지만,
그 기다림조차 설렘이었다.
마치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된 것 같은 기분.
작가이면서도, 동시에 독자가 되는 순간.
나는 부크크에서는 외부 유통도 신청했다.
부크크에서 승인된 책을
알라딘, 예스24 등 더 많은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하지만 여기서도 바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었다.
외부 유통은 또 다른 심사를 거쳐야 했고,
승인까지 최대 4주가 걸릴 수 있었다.
"출판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기다림은 여전히 계속되지만,
이 기다림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책을 내면 끝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이 출판되자마자 새로운 이야기가 쓰고 싶어졌다.
책을 내는 것은 하나의 목표가 아니다.
책을 쓰고, 다듬고, 세상에 내놓는 과정 자체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이제 내 책은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다음 책은 또 어떤 이야기로 채워질까?
그리고 나는,
또다시 책을 만들 힘을 얻었다.
작가는 아무나 해?
그렇게, 또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