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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추억쌓기 Jan 13. 2024

생애 첫 제주를 종이에 그리다

수채화로 하늘과 바다 표현하기

결혼은 처음이라서 서툴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도 처음이라서 서툴고

발달장애아이를 키워보는 것도 처음이라 서툰 엄마

누구나 처음은 서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서투름을 견뎌내면 익숙함의 시간이 찾아오고,

익숙함을 넘어 정성을 들이면 숙련자가 되고,

숙련됨을 넘어 나만의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 앞으로 나아가면

드디어 전문가가 된다.


그렇게 서툴렀던 엄마는 내 아이에게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발달장애아이는 처음이라 낯설었던 엄마는 내 아이에게만큼은 맞는 선생님이 된다.

하지마수채화 용구 소개 및 발색 차트 만들기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수채화로 제주를 종이에 담아 그리고, 브런치를 발행하기까지의 그 서투름의 시작을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2. 수채화로 하늘과 바다 표현하기


물감 팔레트와 흰 종이, 내 손에 딱 맞는 붓 한 자루에 행복한 순간입니다.


수채화는 물을 많이 쓰는 그림이라서 종이 아래 받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종이를 대고서 종이테이프로 테두리를 고정 후에 그려주세요. 종이테이프로 고정을 하면 종이가 흔들리지 않아서 더 잘 그릴 수 있고, 수채화 특성상 물과 물감이 종이 바깥으로 튀어도 청소 걱정이 덜하고, 무엇보다도 다 그려낸 후 종이테이프를 조심스럽게 뜯어내면 테두리가 흰색으로 남아 있어서  액자에 넣어둔 것 같이 깔끔해 보여서 좋습니다.

 


제주의 하늘과 바다를 그리기 전에 먼저 물감 한색을 이용하여 물 조절하면서 여러 가지 색과 느낌을 만들어 봅니다.


수채화는 물감과 물의 농도로 그리는 그림이라 물 조절이 매우 중요해요.

부담감을 내려놓고 처음에는 한강처럼 느껴지는 물에 물감을 조금만 더해 색을 올리고, 나중으로 갈수록 더 많은 물감을 더해 색의 농도가 짙어지도록 종이에 담아봅니다. 한 가지 색만으로도 다양한 색이 만들어지는 물감이 참 놀랍습니다.


물감 발색 차트를 만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수채화의 기쁨을 맛보실 수 있어요. 팔레트 위에 놓인 물감만으로는 발색을 가늠하기 힘들기에, 꼭 물감마다 물의 농도를 달리해서 어떤 색부터 어떤 색까지 표현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팔레트 위에 가득 올려진 물감과 같던 우리의 시작은 내가 처음 만나는 부모, 형제, 그리고 조금 더 자라서 만나는 학교의 친구들, 선생님, 그리고 성인으로 만나는 직장동료, 배우자와 아이들,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만드는 추억, 예기치 않고 원치 않은 사건, 사고들, 변하는 환경과 나에게 끊임없이 요구되는 기대 등으로 인해서 나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색은 연하게 보이기도 하고, 진하게 발현되기도 합니다.



흰 종이 위에 모든 것을 비워낼 수도 있고,

색이 퍼지고 번지는 것으로 보고 있도라면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도 있어 참 재밌습니다.



이번에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흰 종이에 나를 비워내며 차분하게 한 장 더 그려보았어요.



이번에 하늘 그려보기


제주 한달살이 내내 보았던 하늘과 바다를 종이에 담아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육지로 돌아와 수채화로 예쁘게 그려보겠다는 다짐을 하고 흰 종이에 흰 부분을 남겨놓으면서 붓에 물감과 물을 충분히 적시고 이리저리 움직여 봅니다.


모든 하늘의 생김새가 다르듯이 하늘을 그려내는 것도 정답이 없답니다.

그리는 이의 마음에 흡족할 때까지 물감과 물을 적신 붓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종이를 채워나가다가 흡족하다고 생각하는 즉시 붓을 내려놓으면 그만이랍니다.


수채화로 하늘 그리기
구름이 많은 하늘은 흰색 종이면이 구름이 될 수 있도록 구름의 테두리를 그려준다는 생각으로 붓질을 하면 되고, 구름이 적거나 짙푸른 색의 하늘은 하늘색과 파란색을 곁곁이 올려주면서 색을 더해주시면 됩니다.



파란색 물감에 물을 많이 올려 붓을 얼렁뚱땅 몇 번 움직이나 하늘이 완성되었어요.

제 마음에 흡족하니 좋은 그림이네요.^^



이번엔 바다 그려보기


제주도의 진 파란색의 바다와 진 초록의 바다를 한 장의 종이에 표현해 보려고 노력해 보았어요.

생애 처음 그린 바다 치고는 나름 괜찮게 그려진 듯해요.


수채화로 바다 그리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면을 깔끔하게 붓으로 그려내는 것이 중요해요. 육지와 가까운 바다보다 먼바다가 더 짙푸르게 보이는 것처럼 먼저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을 가장 진한 파랑으로 그어준 뒤 경계선을 그려준 파란색에 물은 조금씩 더하면서 내려오면 됩니다. 곳곳에 초록과 연한 파랑을 칠해주면 파도처럼 보이기도 하고 제주 바다처럼 보입니다.



흰 종이에 물감이 번져나가는 것이 내 뜻대로 되기도 하고, 내 의도와는 달리 흘러 번져나가기고 합니다.

하지만 내가 잡은 붓과 내가 선택한 물감과 내가 적신 물의 양에 따라 그려내는 그림이기에 온전히 받아들이고 다시 한번 더 보면서 위로받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이 다 그렇죠.

내 뜻대로 되기도 하고, 내 의지와 달리 흘러나가기도 하지만... 내가 선택한 일의 결과이기에 온전히 받아들이고, 한번 더 되돌아보고 생각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써 봅니다.

 


발달장애아이인 둘째 아지도 내 의지와 계획과는 달리 만난 아이예요.

하지만 아지를 만난 것은 내가 선택한 많은 일들의 결과 중 하나일 뿐이랍니다.

하나의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는 인생은 살고 싶지 않아요.

붓질 실수 한 번에 수채화를 접지 않듯이,

새로운 종이를 꺼내 다시 힘차게 붓질을 하듯 둘째 아지와 함께 더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내고 싶어요.


입으로 차마 꺼내기 힘든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죽음으로 모두 끝내고 싶다는 생각과 사건, 사고들은 모두 지난 일이고, 오늘은 아지의 엄마로서 기쁨을 맛보는 순간들더 많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의 오늘을 응원합니다.
힘든 순간에도 긍정으로 나아가려고 애쓰고 힘을 내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은 기쁨과 행복은 순간을 찾아 만끽하는 날이 되길 응원합니다.


오늘도 제주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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