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다유 Oct 02. 2024

모든 경험은 하나의 아침이다

제2장 나는 50대 N잡러-새벽낭독 2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가 한참 기세를 펼치던 때에 날씨가 더워지는 계절이 오면 코로나가 사그라질 거라고 장담했다. 허풍이 센 그의 말을 다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명색이 미국 대통령이 한 얘기니 믿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그의 말이 무색하게 이젠 코로나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를 장악해 버렸다. 집에서 칩거하며 은둔자로 살아온 몇 달의 시간이 그렇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마냥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만 기다릴 수 없었다. 




온라인 세상에 집 짓기를 위해 가장 먼저 블로그를 시작했다. 몇 년 전 책을 출간하면서 '작가님도 책 홍보를 위해 블로그 채널을 만들어 보세요' 홍보 담당자의 권유에 마지못해 만들어 둔 계정이 있었다. 그때 몇 개의 블로그 포스팅을 올려두고 방치한 채 내버려 두었는데, 남는 것이 시간이라 이번에 제대로 블로그를 재정비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섰지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코로나 전까지 오프라인에서만 활동했던 나에게 온라인 속 용어는 낯설었다. 거기다 나는 길치와 더불어 기계치였으니 배우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50대 여자의 온라인 속 살아남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예전 같으면 나는 안돼,, 내가 무슨 이 나이에,, 하면서 포기하고 말았을 텐데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배우겠다는 마음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보다 더 컸기에 밤을 새워가며 온라인 세상에 나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나보다 앞서서 블로그를 멋지게 만들고 있는 블로거의 강의를 유료로 들어가며 하나라도 놓칠까 봐 열심히 기록을 하고 학교 다닐 때도 하지도 않던 복습을 철저하게 진행했다. 조금씩 배움의 결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함께 단톡방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응원을 하면서 나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디지털 세상 속 새로운 정보를 배우는 것에 열정이 생기는 사람이었구나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며 어울리는 것을 즐겨하는구나

나의 지식을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구나




어느새 나는 단톡방에서 강의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온라인 세상은 나이, 학력, 지역, 성별의 벽이 없다는 것을... 중년의 내가 20대보다는 순발력은 떨어지겠지만 나에겐 경험이 있었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 결혼과 출산의 경험, 자녀를 양육하면서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했던 삶의 이력이 나에겐 무기였다.


모든 경험은 하나의 아침이다

그것을 통해 미지의 세계는 밝아 온다

경험을 쌓아 올린 사람은 점쟁이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중 가장 나를 사로잡았던 경험은, 바로 낭독이었다

복지관 문은 아직도 꽁꽁 닫혀있었기에 내가 좋아하는 낭독을 계속할 방법에 대해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코로나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나를 이끌어줄 지혜가 필요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 세상을 더 넓게 멀리 바라볼 수 있는 것, 그것은 독서였다


낭독독서, 좋은 책을 돌아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로 낭독하고 토론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엔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주 목요일 저녁 8시에 시간을 정했다. 평소 목소리 훈련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첫 번째 책은 정호승 님의 <연인>으로 정했다. 책 내용을 미리 녹음해서 단톡방에 올려주면 내가 들어보고 피드백을 해 주는 것도 포함시켰더니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대부분 자녀를 키우는 직장맘이다 보니 다양한 사정으로 참석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두 번 빠진 회원은 어색함과 미안함에 더 참여하지 못했다. 이것은 내가 그렸던 낭독독서 모임이 아니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