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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엄마생활

우물 밖 개구리_다른 곳을 바라보다


내가 운영하는 채널의 이름은 ‘슬기로운 엄마생활’이다. 사람들은 줄임말로 ‘슬엄생’이라고 부른다. 슬엄생은 엄마들의 자기 계발을 돕는다. 슬엄생이 운영하는 프로젝트로는 아침 루틴 모임과 독서모임이 있다. 그 이름들은 슬기로운 루틴 생활이라고 해서 ‘슬루생’. 슬기로운 독서생활해서 ‘슬독생’이다. 인스타 팔로워는 4 천명대, 블로그 이웃은 천명대이고 얼마 전 브런치 작가 승인이 나서 브런치에도 나의 글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도 곧 시작하려고 계획 중이다. 뭐가 대단해서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임용시험만 바라보다 실패자로 살던 내가 어느새 5천 명이라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시작은 집을 소개하는 채널이었지만 하다 보니 모양새가 다듬어진다. 방향성이 점점 잡혀가고 타겟층도 좁혀져 간다. 처음과는 다르지만 나와 어울리는 콘셉트가 생겨났다. 반은 의도했고 반은 의도치 않게 만들어져 갔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의도하고 계획해서 진행하기에는 나는 sns 세계를 너무 몰랐고 마케팅과 브랜딩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본 적도 입에 올린 적도 없는 쌩초보였다. 나와 같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하는 엄마들은 책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 그러나 ‘공부가 어느 정도 되면 하지’라며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해보면 좋겠다.     


임용시험에 떨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간제’ 아니면 ‘공부방’이었다. 올해 초에 기도제목을 써 둔 것을 읽어보면 ‘기간제’나 ‘공부방’ 어느 것이든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적어두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기간제도 공부방도 어느 것 하나 할 생각이 없다. 기간제는 코로나로 주 2회 학교를 가는 첫째를 맡기고 출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공부방은 코로나를 맞고 시작하지 못했고 어느 정도 잠잠해 지려 할 때 나는 이미 sns세상에서 일이 많이 생겨버렸다. 공부방으로 사업자를 낼 계획이었는데, 다른 방향으로 ‘사업자’를 내었다. 갑분 인플루언서, 갑분 1인 기업 대표가 되었다. 이 일은 프리랜서와 다를 바가 없다. 시간이 자유롭지만 시간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는 달라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내가 좋아하는 수준으로 머물지 못하도록 슬엄생이 나를 자꾸 성장시킨다. 혼자 하면 실패해도 함께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함께 하는 힘을 안다. 6년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성경을 꾸준하게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본인의 의지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 하지만 곧 평정을 찾으며 원래대로 살아간다. 정한 일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 정말 혼자서는 어렵다.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데 그럴 의지가 없고 약하다는 생각에 더 좌절한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렇다. 연약한 우리의 본성을 알기에 나는 엄마들과 함께 '함께하는 힘을 알려주는 모임을 진행한다.


나는 매일 아침 묵상의 연습을 6년간 해왔다. 그랬더니 이제는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이 정도 되니 다른 일 하나 추가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독서를 하겠다 마음먹고 매일 30분씩 독서를 하고 있고, 매일 글을 쓰겠다 다짐하고 매일 아침 글을 쓰고 있다.  나의 꾸준함은 6년의 시간이 내공으로 쌓인 것이다. 이제 막 삶의 재정비를 시작하는 멤버들 에게는 다른 큰 욕심 내지 말고 한 가지만 해보자고 격려한다. 그 한 가지가 100일이 되고 1년이 되어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내 삶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면 그때부터 하는 일은 작심삼일이 아니라 스스로 내 삶을 주도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내가 아는 무엇을 전달하고 말하는 일이 즐거웠다. 그걸 하려고 교사가 되려고 했었다. 이제 돌아보니 대상만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성인을 대상으로 나의 이야기를 하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고 돕는 일을 한다. 일을 하다 보니 점점 더 즐겁다. 내 삶이 꽤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받고 프로젝트를 운영하는데 멤버들은 자꾸 고맙다는 말을 한다. 올해 들어 가장 잘한 것이 ‘슬엄생 프로젝트’를 만난 것이라고 한다. 삶이 변했다고 하고 에너지가 뿜어져 오른다고 말한다. 이런 멤버들의 피드백을 보며 내가 행복하고 감사하고 또 성장한다.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왜 사회에 나오면 많은 사람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 학창 시절을 후회하는 걸까? 나이가 들어 어른이 돼야 만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되기 때문일까? 학창 시절에는 돈을 내지 않고 공부하지만 사회생활을 할 땐 돈을 내고 배운다’라고.

배움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많은 엄마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 그 성장의 길에 내가 '리더'로 있다는 것이 가슴 벅차고 (전업주부 10년 차에) 워킹맘이 되었다는 사실이 감격적이다. 이제 연말연시에 학교를 알아보고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일을 만들었고 나는 성장할 것이고 나의 사업도 성장 발전할 것이다. 나는 슬기로운 엄마생활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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