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직도, 엄마로 성장 중입니다

불완전한 우리 가족이 함께 자라는 시간

by 홍페페

나는 아직 미완성이다.
아직도 육아는 어렵고, 솔직히 말하자면 육아보다 더 힘든 건 ‘가족을 만드는 일’이다.
아기를 키우는 일보다 남편과 관계를 맞춰가는 일, 가족이라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큰 숙제다.

나는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의 내 기억 속 가족은 늘 전쟁터 같았다. 그래서 내게 ‘가족’은 책에서 읽은 이상적인 개념일 뿐, 체화된 경험이 아니다. 아마 그래서일까. 엄마가 된 지금, 아이를 키우는 일에도 완벽주의가 스며든다.
모든 것을 잘하고 싶고, 잘해야만 한다는 강박이 나를 몰아붙인다.

하지만 인생은 책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남편과 나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고, 생각도 방식도 다르다. 그래서 자주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조금씩 맞춰가며, 조금씩 한 팀이 되어가는 중이다.

앞으로 마주할 문제들도 산더미다.
복직과 어린이집, 서로 다른 두 집안이 부딪히는 돌잔치, 둘째 아이를 가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까지.
시즌 2의 이야기는 이 수많은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나는 믿는다.
우리는 사랑이 있는 가족이니까.
지금은 서툴지라도 언젠가 지금의 시행착오가 우리 가족을 단단하게 만들 거라고, 그 믿음을 붙잡고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간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