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사랑 사이
아기가 엄지손가락을 빤다.
수면교육을 시작하며 쪽쪽이를 떼고 나서, 대체 수단으로 엄지를 용인했다.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다. 피곤하면 빨고, 오줌을 싸도 빨고, 똥을 싸도 빨았다.
하지만 이가 나면서부터 이야기가 달라졌다.
손가락에 상처가 나고, 덧나기 시작했다. 그제야 ‘이제는 막아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못 빨게 하려다 보니, 생각보다 아기가 손가락을 입에 무는 시간이 꽤 길었다.
검색창에 “아기 손가락 빠는 습관”을 치며, 나처럼 걱정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했다.
대부분의 답은 비슷했다.
“다른 자극을 주세요.”
“주의를 돌려보세요.”
“손 대신 잡을 인형을 만들어주세요.”
그래서 침대 옆에 부드러운 천 인형, 치발기, 작은 헝겊을 두었다.
하지만 우리 아기는 대부분 뿌리쳤다.
결국 손을 빨며 잠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자꾸 아려왔다.
‘우리 아기가 많이 불안한 걸까?’
‘아니면 지루한 걸까?’
나는 아기가 너무너무 좋다.
너무 사랑하는 이 마음이 말로도, 글로도, 어떤 수단으로도 다 표현이 안 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사랑이 이 아이에게 닿지 않는다면 어떡하지?’
‘이렇게 애정으로 돌보는데도, 왜 우리 아기는 손가락을 피가 나도록 빨까?’
그럴 때면, 손가락을 빠는 아기의 얼굴이 애처로워 보인다.
문화센터에 가면 다른 아기들의 손가락부터 보게 된다.
내 아기가 혹시 결핍이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밀려온다.
그러다 어느 날, 아기가 내 곁에서 잠들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갔다.
나는 그 손을 꼭 잡고 속삭였다.
“아가야… 사랑해. 정말 정말 사랑해.”
오늘도 나는, 이 아이의 불안을 사랑으로 덮어주려 애쓴다.
그리고 그 사랑이 언젠가 아기의 손끝에서도 피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