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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내가 나를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by 홍페페

요즘 참 힘들다. 육아 자체가 힘들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보상의 부재’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지만, 엄마의 삶은 인정받기 너무 어렵다.
“엄마라면 당연히 이래야 해, 저래야 해”라는 말들은 쉽게 들려오지만, 그 ‘당연함’이란 하루아침에 생기는 능력이 아니다.
나는 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떤 잣대 앞에서는 늘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서로의 방식이 다르고, 마음의 속도가 어긋날 때면 외로움이 밀려온다.
“잘하고 있어”라는 말 한마디가 간절할 때도 있지만, 그런 말을 듣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그럴수록 나는 절실히 깨닫는다. 결국 나를 채우는 건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을.

다른 엄마들도 그럴까.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것, 내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고 싶은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의 칭찬이나 평가가 없어도, 나의 하루는 분명 가치 있다.
오늘 하루도 아이를 사랑하고, 돌보고, 수많은 선택 앞에서 흔들리면서도 최선을 다한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해줘야 한다.

이제 나는 조금씩 연습하려 한다.
비교 대신 감사로, 타인의 기준 대신 나의 시선으로.
“나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는 연습을 말이다.
그렇게 내 마음의 무게를 스스로 덜어낼 수 있다면, 언젠가는 이 시간들을 돌아보며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의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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