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얼라인, 명료화
*본 글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엄마로서 함께 속닥속닥 이야기하고 싶은 브런치북입니다. 1편부터 읽어나가시길 권해 드립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아이는 무엇이든 자기만의 창의적인 활동을 즐겨하는 편이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의 고유한 *천재성을 살려 아이가 스스로 꿈을 발견하고 스스로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해줄까?라는 고민에서 나는 늘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아이가 꿈을 스스로 발견하길 바라는 욕심 많은 엄마로서 아이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해 보면 좋겠다 싶은데... 엄마인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까?
코칭을 배우면서 가장 먼저 '디자인 얼라인'이라는 개념을 배웠다. 기존의 감정을 모두 정리하고 지금부터 이 시간에만 집중하는 정신의 각오라... 어렵겠는 걸? 예를 들어 남편과 사소한 갈등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코칭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기존의 불쾌하고 짜증 나는 감정을 제거해야 하는데 가능할까?
처음에는 의심이 먼저 앞섰다. 보통은 10초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디자인 얼라인'을 한다. 코칭 실습을 하면서 느낀 것은 디자인 얼라인을 하고 나서 시작한 코칭과 하지 않았던 코칭의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효과가 있구나!
이 개념을 아이에게 적용해 보기로 한다. 아니다! 교육은 보여주는 것이니 엄마인 내가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지! 글이 제대로 써지지 않아 살짝 짜증이 난 상태인데 아이가 자꾸만 문구점에 같이 가자고 나를 툭툭 친다. 평소 같으면 눈살을 찌 뿌리며 '잠깐만! 이것만 하고!'라고 했을 텐데 나는 10초 정도 눈을 감고 지금 내 감정을 무시하기로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툭 던진다. '문구점에서 '심 없는 연필'을 사면 우리 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엄마가 볼 수 있는 거지?'라며 아이의 창의성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그리고 아이와 기대하는 마음으로 문구점에 가서 '심 없는 연필'을 사고 어떻게 되었냐고?
어느 날 갑자기 아이는 '엄마 그때 산 이거! 연필심이 없는데 연필이야. 저기 보이는 어두운 하늘도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심오한 질문을 던져 주었다.
나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면서 알 수 없는 결핍을 느꼈다. 무언가 채워야 하는데 나는 왜 만족하지 못할까?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다. 성취감이 없어서 힘든 걸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을까?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할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까? 내가 느끼는 결핍의 정체는 뭐지? 난 무엇을 이루고 싶어서 계속 질문을 하는 것일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하나의 줄기가 되는 것을 모아보는 것이다.
질문이 계속될 때는 글을 작성하며 내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생각을 꺼내어 눈으로 볼 수 있게 기록하는 방법도 좋다! 나의 경우는 브런치에 매일 같이 일기형식의 글을 쓰며 내가 무엇을 얻고 싶은 것일까?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일까? 질문해 보고 답해가며 나를 알아가기를 갈구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나는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추상적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 어떻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지? 필요한 사람의 직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상담사? 코치? 사회복지사? 이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 내가 무엇을 했을 때 기뻤지? 나는 어떤 성품을 가지고 있지? 꿈을 찾기 위해 나에게 계속 질문해 봤다.
나처럼 아이에게도 적용해 본다.
'엄마! 나 이거 하기 싫어!'
라고 하는 아이에게 나는 뜬금없이 물었다.
“딸내미야, 네가 원하는 게 뭐야?'라고
그랬더니 아이는 '이거 그만두고 싶어! 안 하고 싶어!'
'하기 싫구나... 그래서 우리 딸내미 원하는 게 뭐야?'
아이는 영어책에 있는 단어를 찾아 쓰는 공부를 하기보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했다.
(나는 참고로 엄마가 코칭하는 영어학습 방법, 즉 집에서 노출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외국어 습득을 돕고 있다)
아, 이럴 땐 난감하다.
하지만 영단어도 '스스로 공부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우리 딸, 둘 다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네가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했더니
아이의 입꼬리가 올라가고는 '아! 엄마! 이러면 되겠다!' 하더니
종이에 자신이 외워야 할 영어단어를 독특하게 디자인하듯이 그리는 것이다!
아, 창의성은 열린 질문만으로도 키워지는구나.
엄마인 내가 코칭 스킬을 배우고 아이에게 가장 먼저 적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 인가!
우리 아이를 제대로, 잘 키우게 하기 위한 지혜를 알려주고 싶어서 코칭이 나에게 찾아온지도 모르겠다. 엄마인 나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되는 이 코칭 스킬을 우리 아이의 *천재성을 키워주는데 마음껏 사용된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이 될까? 상상만 해도 기쁘고 재미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엄마인 나와 딸의 변화와 성장이 기대된다! 엄마인 나도 아이의 창의성을 위한 질문을 고민해 보면서 코칭 스킬도 계속 연습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일석이조이겠지?
*다음 편에 퓨쳐셀프 스킬과 호기심, 순간을 춤추기 등의 스킬을 적용해서 아이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질문했던 경험을 나누어 보도록 할 테니 다음편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합니다!
*’ 천재(天才)'란 하늘 '천(天)', 재주 '재(才)' 즉, 하늘이 준 재주를 지니고 태어났다는 의미.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화 . 목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 . 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금 [초등학교 엄마부대]
토 [꿈을 키워주는 엄마 되기]
15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Copyright 2024. 최다은 All writing and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