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엄마끼리 속닥속닥 2편
내 아이는 천재다!
'천재(天才)'란 하늘 '천(天)', 재주 '재(才)'!
내 아이는 하늘이 준 재주를 지니고 세상에 태어난 아이다!
그래서,
내 아이는 천재다!
아울러
세상의 모든 아이는 천재다!
당신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당신의 아이는 천재입니다!
나는 초3 여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다. 언제부턴가 아이를 바라보며 내 아이를 새롭게 정의해 보기 시작했다. 첫째, 세상이 나에게 보내준 귀한 존재이므로 내 것이 아니라는 것. 둘째, 이로써 부모는 아이에게 최소한의 개입을 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아이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해 주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따라서 아이를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고 신뢰해야 한다는 것. 넷째, 그러므로 아이의 말과 행동, 표정 등 드러나는 보이는 것으로 아이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어떤 엄마나) 그렇겠지만 정말 아이를 잘 키우고 싶다. 그래서 나는 위의 4가지를 매일 아침 소리 내어 읽어본다. 그리고 아이를 보면 아이가 달리 보이는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예민한 우리 아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가 한 번 꼭 안아주지 않으면 짜증을 부리는 습관이 있다. 아침에 분주하여 미처 안아주지 못할 때면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에게 징징대는데 우리 아이에 대한 4가지 정의를 생각하고 소리 내어 읽어본 다음 아이를 바라보면 징징대는 우리 아이가 사랑스럽게 보인다. 아이의 유별난 예민함도 우리 아이에게 준 천재성 중의 하나라는 깨우침과 함께.
"엄마가 안아주는 것을 깜빡했구나! 어서 와~" 초등학교 3학년이나 된 아이지만 엄마에게는 한 없이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 때가 우리 아이의 경우는 아침인 것이다. 이렇게 정의하고 나서 아이를 바라본 하루와 그렇지 않은 하루는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아이에 대한 관점에 대한 정의는 그날을 아이와 어떻게 보낼 수 있는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다가 4가지 아이에 대한 정의를 하고 아이를 달리 보는 날은 아이의 말, 행동, 표정 등 '보이는 언어'를 세심하게 관찰하게 된다. 세상에 보내준 귀한 존재인 아이에게 무례하게 대하기 어려운 마음이 불쑥불쑥 일어난다. 그리고 우리 아이의 특별한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아이가 유독 신나 하고 행복하게 느끼는 지점이 느껴진다. 어랏! 우리 아이가 저런 것을 할 때 기뻐하는구나!
어떤 아이는 친구가 우는 것을 같이 가슴 아파하며 그 자리를 도저히 떠나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어떤 아이는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다는 아이도 있다. 어떤 아이는 앞에 나와 발표를 할 때 그 짜릿함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아이도 있고 어떤 아이는 달리기를 하며 숨이 차 올라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괴로운 고통이 너무 좋다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남의 아이의 천재성은 유달리 잘 보이는데 우리 아이에게는 왜 보이지 않는 것일까?
무슨 교과서적인 이야기나 한다고 혹시 치부할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경험을 믿는다. 내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4가지를 매일 소리 내서 읽고 아이를 바라보니 정말 내 아이가 내가 전혀 갖고 있지 않은 남다른 재능을 지닌 천재인 것이 느껴지고 나는 그 천재가 천재성을 발휘해서 세상을 살게 도와주는 조력자밖에 안 되는구나...라고 내 위치를 변화시킨다.
“우리 아이는 뭐 잘할 줄 아는 게 없는 것 같은데요?”라고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들도 많다. 그런데 감히 이렇게 말해보고자 한다. '잘하는 게 없는 아이'라면 왜 학교를 보내는가? 잘하는 게 없는데....
이 글을 쓰는 나도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매우 기본적이고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쓴다는 것이 '순진하고 현실적이지 못한 바보 같은 엄마가 아닌가'는 소리로 들려질 수도 있겠다. 아이를 현재 키우는 입장에서 뭘 안다고 글을 쓰는 거냐고 지적할 수도 있겠다. 모두 맞는 말이다.
나는 아이를 모두가 남들처럼 키우는 현실을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이다. 남들처럼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미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대학입시를 위해 맹목적으로 주어진 것을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가르쳐 주는 대로 반복적으로 암기하며 공부하는 우리나라 초등생의 문화. 그 문화를 옳게 바라보기 힘든 엄마일 뿐이다.
대학입시를 목적으로 하는 공부의 시작이 초등학생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알게 모르게 초등학교 입학부터 '공부 스트레스를 받는 문화'의 흐름이라는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대한민국에서 초등학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할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쓰며 다시 다짐하는 엄마이기도 하다.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미래지만 어쩔 수 없이 모두가 그렇다고 그 문화를 받아들여 나의 아이를 무기력하고 꿈이 없는 아이로 키우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혼자만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용기가 생겼다고 공감해 주는 분이 있으면 좋겠다. 불안하지만 남들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으니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하여 우리 아이의 '천재(天才)' 성을 발견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 글을 읽는 그 누군가도 마찬가지로 아이를 세상에 이로운 존재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같지 않을까? 나의 몸을 빌려 세상에 귀한 생명체로 온 나의 아이. 나의 아이지만 세상에서 보내 준 아이이기 때문에 그 보내준 자가 잘 자랄 수 있게 그 재주도 함께 가지고 태어난 아이이다. 그 아이가 바로 지금 내 눈앞에 '엄마'라고 부르며 나의 품 안에 자고 있는 사랑스러운 당신의 아이이니까!
나의 아이는 세상이 나에게 보내주신 귀한 존재이다. 그 귀한 존재가 올바른 주소를 찾아 당신에게 온 것이다. 그래서 나의 아이지만 내 것이 아닌 것이다. 내 아이는 온전히 절대적 존재가 보내 준 세상의 것이다. 그래서 분명히 세상을 이롭게 살아가기 위해 주신 재주가 있다. 각 사람의 모양과 성격과 기질이 모두 다르듯 그 재주는 각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 나는 오늘도 우리 아이가 천재라는 것을 믿고 4가지 아이에 대한 정의를 아침마다 읽어보고 관점을 달리해 본다.
주) 지담 작가님 공부 못(안)하는 자녀를 둔 부모 필독!-3탄 (brunch.co.kr) 글 참조
화 . 목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 . 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금 [초등학교 엄마부대]
토 [아이를 키우는 엄마끼리 속닥속닥]
14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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