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이다.
그 뜻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 시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름이 명명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곧 그 존재에게 가치가 부여된다는 의미 아닐까? 그러니까 이름은 그 존재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름을 부른다는 의미는 그 이름에 소망을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그 존재에 생명을 부여하는 창조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명을 부여한다는 의미는 바로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명명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을 받은 자요, 그 사랑에 빚진 자가 아닐까?
나의 부모님은 내가 태어났을 때 나의 이름을 ‘다은’이라고 지어주셨다.
생명이 부여되는 ‘나’라는 인간이 세상에 창조되었을 때 ‘다은’이라는 이름으로 그 가치를 부여받는다.
물론 당시 어머니가 지어주신 뜻은 ’ 달의 은혜‘라는 예쁜 뜻이었지만 내가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로 고백하는 순간부터 나는 최. 다. 은.이라는 이름을 최고 많은 은혜. ’ 최고 많은 은혜를 입은 자‘라고 스스로 명명한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최고 많이 입은 자’라고 명명하는 순간부터 나는 그 사랑을 입은 자가 된다.
나의 존재의 의미가 새롭게 된 것이다.
나는 그 사랑을 입은 자 로써, 그 사랑에 빚진 자로써 나의 존재는 새롭게 되었다. 나는 많은 사랑에 빚이 있는 자이다. 나는 빚진 사랑을 앞으로 계속 갚아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지금 내 주변에서 아파하고 힘든 사람이 있다면 함께 울어주고 같이 기도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그것부터이다.
이름을 누가 지어 주셨든 간에 그 이름에는 존재의 가치가 있고 그 가치에는 사랑이 담겨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창조되었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이름에는 생명이 있다.
스스로의 이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과연 나의 이름에 맞게, 내 이름의 가치대로 오늘을 살고 있는 것일까?
나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느끼면서 그 사랑을 받은 자로써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름답게 벚꽃이 만개하는 지금, 우리가 그를 벚꽃이라는 이름을 불러주듯이 스스로의 빛나는 이름을 다시 한번 불러주는 것은 어떨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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